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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쌀밥 대신 통곡물, 하루 4~6회 섭취가 심혈관 건강에 도움

87개 임상시험 종합 분석 결과 혈압·혈당·콜레스테롤 개선 가능성 확인

메디닉스 정다빈기자|입력 |조회 0
흰쌀밥 대신 통곡물, 하루 4~6회 섭취가 심혈관 건강에 도움
위 이미지는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해 AI(인공지능)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그림=챗gpt ]

평소 먹는 흰쌀밥이나 흰빵의 일부를 현미와 귀리 같은 통곡물로 바꾸는 식습관이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을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몸에 좋다는 이유로 섭취량을 갑자기 늘리기보다 개인의 소화 능력과 전체 식사량을 고려해 천천히 바꾸는 접근이 필요하다.

유럽심장학회가 최근 소개한 연구에 따르면 연구진은 통곡물 섭취와 심혈관 건강의 연관성을 다룬 87개 임상시험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에는 아시아와 유럽, 미국, 캐나다, 호주, 브라질 등에서 모집된 6500명 이상의 자료가 포함됐다.

분석 결과 통곡물 섭취는 체중과 허리둘레, 혈압을 비롯해 총콜레스테롤과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 중성지방, 혈당 등 여러 심혈관질환 위험 지표의 개선과 관련이 있었다. 염증 상태를 반영하는 일부 혈액 지표에서도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됐다.

건강상 이점은 하루 약 2회 분량부터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대체로 하루 4~6회 분량을 섭취했을 때 효과가 두드러졌다. 이를 마른 곡물의 무게로 환산하면 약 60~100g에 해당한다. 한 끼에 많은 양을 몰아서 먹기보다 오트밀과 통밀빵, 현미밥 등으로 나누어 섭취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통곡물은 곡물의 겨와 배아, 배유가 비교적 온전하게 남아 있는 식품이다. 도정 과정에서 겨와 배아가 제거된 정제 곡물보다 식이섬유와 비타민, 미네랄을 상대적으로 풍부하게 함유한다. 식이섬유는 음식물이 소화되는 속도를 늦추고 포만감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장에서 콜레스테롤의 흡수와 배출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국인의 식탁에서는 흰쌀밥을 현미밥이나 잡곡밥으로 바꾸는 방법이 가장 익숙하다. 그러나 여러 곡물을 섞었다고 해서 반드시 통곡물 함량이 높은 것은 아니다. 껍질을 많이 벗긴 곡물이나 정제된 전분이 주재료라면 기대한 만큼 식이섬유를 섭취하기 어려울 수 있다. 빵과 시리얼을 고를 때도 갈색이라는 이유만으로 통곡물 제품이라고 판단하지 말고 원재료명과 영양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처음부터 현미나 잡곡의 비율을 지나치게 높이면 복부 팽만과 가스, 설사 또는 변비가 나타날 수 있다. 평소 흰쌀만 먹었다면 전체 쌀의 일부만 현미나 보리로 바꾸고, 몸이 적응하는 과정을 보면서 비율을 높이는 편이 좋다. 식이섬유 섭취가 늘어날 때는 물도 충분히 마셔야 한다.

통곡물이 건강에 유익하더라도 탄수화물 식품이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현미밥을 먹는다는 이유로 밥의 양을 크게 늘리면 총열량과 탄수화물 섭취가 증가할 수 있다. 당뇨병이나 만성콩팥병 등으로 식사 조절을 하는 사람은 곡물의 종류뿐 아니라 1회 섭취량도 의료진이나 영양사와 상의해야 한다.

이번 연구는 통곡물 섭취가 실제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발생을 얼마나 줄이는지 직접 확인한 것이 아니라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 같은 위험 지표의 변화를 분석했다. 임상시험마다 사용한 곡물의 종류와 섭취 기간도 달랐다는 한계가 있다. 통곡물 한 가지 식품이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거나 치료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건강한 식생활의 핵심은 특별한 식품을 추가로 많이 먹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정제 곡물을 통곡물로 조금씩 대체하는 데 있다. 채소와 단백질 식품을 균형 있게 먹고 규칙적으로 움직이는 생활을 함께 유지할 때 통곡물의 장점도 더욱 의미 있게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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