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길이나 야외에서 손발이 저리고 몸이 덜덜 떨리는 느낌을 받았다면 단순한 추위 탓으로만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기온이 뚝 떨어지는 요즘 같은 시기에는 몸이 정상 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나타나는 한랭질환이 늘어난다. 질병관리청은 매년 겨울철 한랭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운영하며 관련 환자 발생 현황을 주시하고 있다.
한랭질환은 추운 환경에 몸이 오래 노출되면서 체온이 정상보다 낮아지거나 피부 조직이 손상되면서 생기는 질환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대표적으로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이 있으며 정도에 따라 가벼운 불편감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상태까지 폭이 넓어, 증상을 초기에 알아채고 대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저체온증 초기에는 몸이 심하게 떨리고 손발 끝이 저리거나 감각이 둔해지는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말이 어눌해지거나 걸음걸이가 휘청거리고, 판단력이 흐려져 상황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주변에서 보기에 평소와 다르게 행동이 느려지고 반응이 둔해 보인다면 한랭질환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체온이 더 떨어지면 오히려 떨림이 멈추고 몸이 뻣뻣해지며 의식이 흐려지는 단계로 진행할 수 있다. 호흡과 맥박이 느려지고 말을 전혀 하지 못하거나 쓰러지는 경우도 있어, 떨림이 사라졌다고 괜찮아진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된다. 이는 체온이 위험한 수준까지 낮아졌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
동상은 피부와 그 아래 조직이 찬 기온에 직접 얼면서 생기는데, 처음에는 손끝이나 발끝, 코, 귀 같은 부위 피부가 하얗거나 누렇게 변하고 감각이 둔해진다. 이후 따뜻한 곳으로 옮기면 해당 부위가 화끈거리거나 가렵고, 심한 경우 물집이 잡히거나 피부색이 자줏빛으로 변하기도 한다.

손끝 피부색 변화는 동상 초기 신호 /사진=AI 생성 이미지
동창은 추운 바깥과 따뜻한 실내를 반복해서 오갈 때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고 확장되면서 손발 끝이나 귀, 코끝 피부가 붉게 부어오르고 가려움이나 화끈거림을 동반하는 증상이다. 동상보다는 증상이 가볍지만 긁거나 비비면 피부가 갈라지거나 상처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이 반복되면 외출 시 보온에 더 신경 써야 한다.
노인과 영유아, 당뇨나 심장질환 같은 만성질환을 앓는 사람, 야외에서 오래 일하는 근로자는 한랭질환에 특히 취약한 편이다. 술을 마시면 몸이 따뜻해진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혈관이 확장되며 체온이 더 빨리 떨어질 수 있어, 추운 날 음주 후 야외에 오래 머무는 것은 피해야 한다.
난방이 충분하지 않은 집에서 혼자 지내는 고령층은 바깥에 나가지 않아도 한랭질환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다. 실내 온도가 낮은 상태로 오래 지내면 서서히 체온이 떨어질 수 있으므로, 가족이나 이웃이 주기적으로 안부를 확인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한랭질환이 의심되면 가장 먼저 따뜻한 곳으로 옮기고 젖은 옷이나 신발을 벗긴 뒤 담요나 마른 옷으로 몸을 덮어 체온을 서서히 올려야 한다. 의식이 있다면 따뜻한 물이나 음료를 마시게 하되, 술은 체온 회복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동상이 의심되는 부위는 손으로 직접 비비거나 뜨거운 물에 급히 담그지 말고, 체온과 비슷한 미온수에 천천히 녹이듯 담그는 방법이 권장된다. 물집이 생겼거나 피부색이 자줏빛이나 검은색으로 심하게 변했다면 무리하게 걷거나 움직이지 말고 가까운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추운 날 외출할 때는 얇은 옷을 여러 겹 겹쳐 입고 모자, 목도리, 장갑으로 체온이 빠져나가기 쉬운 부위를 가리는 것이 효과적이다. 떨림이 멈추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증상, 말이 어눌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119에 신고해 신속하게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