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든 반려견이 한밤중에 집안을 서성이거나 이유 없이 짖어 보호자의 잠을 깨우는 일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동을 훈육으로 다스리기보다 조명, 소음, 통증 등 수면 환경을 먼저 점검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노령견의 야간 배회는 단순한 습관 변화가 아니라 인지 기능 저하와 관련 있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람의 인지장애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개는 밤낮이 뒤바뀌거나 익숙한 공간에서도 방향감각을 잃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시력과 청력 저하도 야간 불안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어두운 집안에서 가구나 문턱에 부딪히거나, 평소 들리지 않던 작은 소리에도 놀라 짖는 경우가 많아 조도와 소음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
관절염이나 디스크 등 만성 통증 역시 밤에 더 심하게 느껴질 수 있어 노령견이 자다가 깨서 서성이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낮에는 활동량이 분산돼 통증을 덜 느끼지만, 가만히 누워 있는 밤에는 통증이 두드러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야간 행동을 혼내기보다 먼저 동물병원에서 통증, 갑상선 기능, 인지 기능 저하 여부를 확인해볼 것을 권한다. 단순한 행동 문제로 넘기면 치료가 필요한 질환을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호자가 야간 행동을 혼내거나 억지로 재우려 하면 반려견의 불안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노령견은 자신의 변화를 스스로 통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차분한 목소리로 다독이며 안심시키는 태도가 먼저 필요하다.

취침등 하나로 노령견의 야간 불안 줄일 수 있어 /사진=AI 생성 이미지
침실이나 거주 공간의 조명 조절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완전히 깜깜하게 두기보다 은은한 취침등을 켜두면 반려견이 주변 공간을 인지하는 데 도움이 되고, 갑자기 어둠 속에서 놀라 짖는 일을 줄일 수 있다.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창문 틈으로 들어오는 자동차 소리나 이웃집 소음이 노령견의 잠을 방해할 수 있어, 커튼을 치거나 백색소음기를 활용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관절이 약해진 노령견에게는 푹신하고 몸을 감싸주는 형태의 침대가 도움이 될 수 있다. 바닥이 차갑거나 딱딱하면 통증이 악화돼 자주 뒤척이거나 자리를 옮겨 다니는 행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 관리법 중 하나다. 식사와 산책, 취침 시간을 일정하게 지키면 생체 리듬이 안정되고, 밤에 깨어나는 횟수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야간 배회나 짖음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대소변 실수, 식욕 저하 등 다른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노화에 따른 단순한 변화로 넘기지 말고 동물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보호자는 꾸짖기보다 수면 환경을 하나씩 점검하며 반려견이 편안하게 잠들 수 있도록 돕는 태도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