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영하권 한파가 이어지면서 반려동물과 산책을 다녀온 뒤 발바닥 상태를 살피는 보호자가 늘고 있다. 산책을 마친 반려동물의 발바닥이 평소보다 하얗게 변하거나 유난히 차갑게 느껴진다면 단순한 추위 반응이 아니라 동상의 초기 신호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말단 부위로 가는 혈류가 줄어드는 저체온 환경에서는 짧은 산책이라도 동상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한다.
동상은 피부와 그 아래 조직이 추위에 오래 노출되면서 혈관이 좁아지고 혈류가 차단돼 생기는 손상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도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몸의 중심부로 혈액을 우선 보내기 때문에 발끝이나 귀끝처럼 심장에서 먼 말단 부위일수록 혈류가 먼저 줄어든다. 이 때문에 동상은 몸통보다 말단 부위에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반려동물에서 동상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부위는 발바닥, 귀끝, 꼬리끝, 코끝 등이다. 이들 부위는 털로 덮여 있지 않거나 피부가 얇아 체온을 오래 유지하기 어렵다. 특히 발바닥은 눈이나 얼음 바닥에 직접 닿기 때문에 냉기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고, 귀끝은 혈관이 가늘어 혈류가 쉽게 줄어드는 부위로 알려져 있다.
동상 초기에는 해당 부위 피부가 하얗거나 회색빛으로 변하고 평소보다 차갑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이 상태에서 온도가 올라가면 오히려 피부가 붉어지고 부어오르며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증상이 심해지면 감각이 둔해지거나 피부가 벗겨지고, 더 진행되면 조직이 괴사해 검게 변하는 경우까지 나타날 수 있어 초기 발견이 중요하다.
모든 반려동물이 동일한 동상 위험에 노출되는 것은 아니다. 몸집이 작은 소형견이나 털이 짧은 단모종, 노령 동물은 체온 유지 능력이 떨어져 상대적으로 동상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나 심장질환처럼 혈액순환에 영향을 주는 기초질환을 가진 반려동물도 말단 부위 혈류가 더 쉽게 줄어들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동상 의심 부위는 비비지 않고 서서히 데워야 /사진=AI 생성 이미지
산책로에 쌓인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면서 발바닥이 오래 젖어 있는 상태도 동상 위험을 높인다. 물기는 체온을 더 빨리 빼앗아가기 때문에 눈밭이나 얼음 위를 오래 걸은 반려동물은 마른 바닥을 걸은 경우보다 동상 가능성이 높아진다. 도로에 뿌려진 제설제 성분도 피부를 자극해 상처와 염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
동상을 예방하려면 영하권 날씨에는 산책 시간을 평소보다 줄이고, 바람이 강하게 부는 시간대는 피하는 것이 좋다. 발바닥을 보호하는 신발이나 양말, 몸통을 덮는 방한복을 활용하면 말단 부위 체온 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산책 전 발바닥에 보습제를 발라 피부 장벽을 보호하는 방법도 권장된다.
산책을 마친 뒤에는 젖은 발바닥과 털을 마른 수건으로 바로 닦아주고, 도로에 뿌려진 제설제 성분이 남아 있을 수 있으므로 미온수로 가볍게 씻어내는 것이 좋다. 발을 씻은 뒤에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해야 피부가 차가운 공기에 다시 노출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동상이 의심되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해당 부위를 문지르지 않고 서서히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미온수에 적신 수건을 부위에 대거나 실내 온도를 올려 천천히 체온을 회복시켜야 하며, 뜨거운 물이나 직접적인 열을 가하는 것은 조직을 더 손상시킬 수 있어 피해야 한다.
보온 조치를 취했는데도 피부색이 되돌아오지 않거나 통증, 부어오름이 지속된다면 지체 없이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피부가 검게 변하거나 벗겨지는 등 조직 손상이 의심되는 경우에도 응급 진료가 필요하다. 평소 한파 예보가 있는 날에는 짧은 산책과 방한용품 착용을 생활화해 반려동물의 말단 부위를 지켜주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