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고양이가 며칠째 재채기를 계속하고 눈가에 노란 눈곱이 말라붙어 있다면 단순한 감기로 넘기기보다 고양이 허피스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고양이 허피스바이러스1형은 고양이 상부호흡기 감염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바이러스 중 하나로, 한번 감염되면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스트레스 상황에서 증상이 되풀이되는 특징이 있다.
고양이 허피스바이러스1형은 코와 눈, 상부 호흡기 점막에 자리 잡는 바이러스로, 어린 고양이나 다묘가정에서 함께 생활하는 고양이들 사이에서 특히 자주 퍼진다. 보호소나 임시보호 환경처럼 여러 마리가 밀집해 지내는 곳에서는 감염률이 높아지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파는 주로 감염된 고양이의 눈물, 콧물, 침 등 분비물과의 직접 접촉을 통해 이뤄진다. 재채기로 튄 분비물이 그릇이나 장난감, 사람의 손에 묻었다가 다른 고양이에게 옮겨지는 경우도 있어 여러 마리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그릇과 화장실을 따로 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반복적인 재채기와 맑거나 누런 콧물, 눈곱이다. 결막이 붉게 부어오르는 결막염이 함께 나타나기도 하고, 심한 경우 각막 표면에 궤양이 생겨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거나 통증 때문에 눈을 비비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식욕이 떨어지고 기운이 없어지는 전신 증상도 동반될 수 있다.

결막염으로 충혈된 고양이 눈 /사진=AI 생성 이미지
고양이 허피스바이러스1형의 가장 큰 특징은 완치 후에도 바이러스가 몸에서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신경절 안에 잠복한다는 점이다. 사람의 입술 포진을 일으키는 헤르페스바이러스와 비슷한 방식으로, 평소에는 증상이 없다가도 특정 상황에서 다시 활성화돼 재채기와 눈곱이 재발하는 경우가 흔하다.
재발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으로는 이사나 입원, 새로운 반려동물의 합류 같은 환경 변화, 그리고 다른 질환이나 노령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꼽힌다. 동물병원 방문이나 장거리 이동처럼 일시적인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잠복해 있던 증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다.
증상이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되면 동물병원에서 눈물, 콧물 분비물을 채취해 바이러스 유전자를 확인하는 검사를 받아볼 수 있다. 특히 눈을 잘 뜨지 못하거나 눈빛이 흐려 보이는 경우에는 각막 손상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가 함께 이뤄지는 것이 안전하다.

검사로 확인하는 허피스 감염 여부 /사진=AI 생성 이미지
치료는 증상의 정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항바이러스 약물과 함께 눈을 세정해 분비물을 제거하고 2차 세균감염이 의심되면 항생제를 병행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각막궤양이 확인된 경우에는 시력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안과적 처치를 서둘러야 한다.
예방접종으로 알려진 종합백신에는 고양이 허피스바이러스1형에 대한 항원이 포함돼 있어 감염 자체를 완전히 막지는 못해도 증상의 중증도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묘가정이라면 정기적인 접종과 더불어 그릇, 담요, 화장실 등을 자주 세척하는 생활 관리가 함께 필요하다.
집에서는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덜 받도록 생활 환경을 급격히 바꾸지 않고, 숨을 수 있는 공간과 일정한 식사 시간을 유지해주는 것이 재발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거나 식욕부진, 탈수 증상이 함께 나타나면 지체하지 말고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