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 기온이 뚝 떨어지면서 반려동물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모기가 없으니 심장사상충 예방약을 끊어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번지기 쉽다. 하지만 모기는 영하권 날씨가 이어지기 전까지 완전히 사라지지 않으며, 예방약을 섣불리 중단하면 반려동물이 심장사상충에 감염될 위험이 오히려 커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심장사상충은 모기가 반려동물을 물 때 체내로 들어가는 기생충으로, 유충 상태로 피부 밑에서 자란 뒤 혈관을 따라 이동해 심장과 폐동맥에 자리를 잡는다. 성충이 되면 심장 안에서 수십 센티미터까지 자라기도 하며, 혈액 순환을 방해해 심장과 폐에 심각한 손상을 남길 수 있다. 개뿐 아니라 고양이도 감염될 수 있다.
모기는 기온이 영상 10도 이상일 때 활발히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늦가을까지도 낮 기온이 이 수준을 유지하는 날이 적지 않다. 특히 낮에는 따뜻하고 밤에만 쌀쌀한 환절기에는 모기가 완전히 자취를 감추지 않고 활동을 이어가기 때문에, 보호자가 느끼는 체감 온도와 모기의 실제 활동 시기 사이에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심장사상충 예방약의 작동 방식을 이해하면 왜 끊지 말아야 하는지 알 수 있다. 이 약은 모기에 물려 체내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된 어린 유충을 제거하는 방식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한 달 전에 감염됐을 가능성에 대비해 매달 투여하는 것이 원칙이다. 즉 지금 투여를 멈추면 그 전 한 달 사이에 모기에 물려 들어온 유충을 없앨 기회를 놓치게 된다.

늦가을에도 모기는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보호자들이 흔히 하는 오해 중 하나는 '모기가 안 보이니 안전하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모기는 기온이 떨어지면 활동량이 줄어들 뿐 바로 소멸하지 않으며, 실내나 건물 틈새 같은 따뜻한 곳에서 살아남아 활동을 이어가는 경우도 있다. 특정 기온 이하로 내려가는 날이 일정 기간 이어진 뒤에야 모기 활동이 사실상 멈춘다고 보는 것이 안전하다.
심장사상충에 감염돼도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보호자가 알아채기 어렵다. 감염 후 수개월에서 수년이 지나야 마른기침, 쉽게 지치는 모습, 호흡 곤란, 식욕과 체중 감소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이 단계에 이르면 이미 심장과 폐 혈관에 상당한 손상이 진행된 뒤일 수 있다.
일단 성충으로 자란 심장사상충을 구제하는 치료는 혈관 안에서 죽은 기생충이 혈류를 막을 위험이 있어 입원과 안정, 단계적인 약물 투여가 필요한 까다로운 과정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기간이 길고 반려동물에게 부담이 큰 만큼, 수의학계에서는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안전하고 부담이 적은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성충 감염 치료는 입원과 안정이 필요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런 이유로 국내외 수의사 단체들은 지역의 기후와 모기 활동 기간을 고려해 예방약 투여 기간을 넉넉히 잡을 것을 권고한다. 마지막으로 모기가 관찰된 시점에서 최소 한 달 이상 더 투여를 이어가고, 이듬해 봄 모기가 다시 활동을 시작하기 전까지 투여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설명이다.
개뿐 아니라 고양이 보호자도 안심할 수 없다. 고양이는 개보다 감염 가능성이 낮다고 알려져 있지만, 한번 감염되면 적절한 치료제가 많지 않아 예방이 더욱 중요한 동물로 꼽힌다. 실외 출입이 없는 고양이라도 방충망 틈으로 들어온 모기에 물릴 수 있어 예방약 투여를 소홀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가정에서는 매달 투여일을 달력이나 휴대전화 알림으로 관리해 투여를 거르지 않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예방법이다. 기온이 완전히 영하로 떨어져 모기 활동이 멈췄다고 판단되기 전까지는 투여를 계속하고, 중단 시점이나 연중 투여 여부가 궁금하다면 거주 지역의 기후를 잘 아는 동물병원에서 상담받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