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을 먹은 지 얼마 되지 않은 강아지가 갑자기 구토를 하거나 묽은 변을 보고, 평소보다 몸을 자주 긁는 모습을 보인 보호자라면 사료 자체를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최근 저알러지를 표방한 일부 반려견 사료에서 표기되지 않은 글루텐 성분이 검출돼 해당 제품이 회수 조치된 사례가 확인됐다. 알러지 관리를 위해 일부러 곡물 단백질을 피해 저알러지 사료를 골랐던 보호자들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
글루텐은 밀, 보리, 호밀 등 곡류에 들어 있는 단백질 성분으로, 일부 반려견은 이 성분에 소화불량이나 피부 과민 반응을 보인다. 이런 반려견을 위해 만들어진 저알러지 사료는 곡물 단백질을 배제하거나 가수분해 단백질을 사용해 면역 반응을 줄이는 방식으로 설계된다. 그런데 제조 과정에서 곡물 성분이 섞여 들어가거나 표기 오류가 발생하면, 알러지 관리를 위해 해당 사료를 선택한 반려견에게 오히려 더 큰 자극이 될 수 있다.
글루텐에 민감한 반려견이 오염된 사료를 섭취하면 구토, 설사, 식욕 저하 같은 소화기 증상이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피부가 붉어지거나 가려움이 심해져 몸을 긁거나 핥는 행동이 늘기도 하고,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체중 감소와 털 상태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증상이 경미하면 보호자가 단순한 소화 문제로 넘기기 쉬워 사료 문제를 늦게 알아차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리콜은 대개 제조 설비에서 곡물을 다루는 다른 제품과 저알러지 제품이 같은 라인을 공유하면서 발생하는 교차오염, 또는 원료 공급 단계에서의 성분 혼입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사료 제조업체는 자체 품질관리 과정에서 이상이 발견되면 자발적으로 회수 절차를 밟도록 되어 있으며, 해외에서도 미국 식품의약국(FDA) 등이 반려동물 사료의 자발적 리콜 현황을 공개하고 있다.

곡물 단백질에 예민한 반려견의 몸 반응 [그림=메디닉스DB]
리콜 대상인지 확인하려면 가장 먼저 사료 포장 뒷면이나 밑면에 인쇄된 로트번호와 제조일자, 유통기한을 확인해야 한다. 제조사 홈페이지의 공지사항이나 고객센터에 해당 번호를 조회하면 리콜 대상 여부를 바로 확인할 수 있고, 국내에서 유통되는 수입 사료라면 수입사 공지도 함께 살펴보는 것이 안전하다.
리콜 대상으로 확인됐다면 남은 사료는 즉시 급여를 멈추고 반려견이 접근할 수 없는 곳에 밀봉해 보관해야 한다. 임의로 폐기하기보다는 구매한 매장이나 제조사에 문의해 환불이나 교환 절차를 안내받는 것이 바람직하며, 영수증이나 구매 내역을 남겨두면 처리가 수월해진다.
이미 문제의 사료를 먹인 뒤 증상이 나타났다면 구토나 설사가 하루 이상 반복되는지, 변에 혈액이 섞여 나오는지, 물을 마시지 못할 정도로 기운이 없는지를 살펴야 한다. 이런 증상이 동반되면 탈수나 전해질 불균형으로 상태가 급격히 나빠질 수 있어 자가 관찰에 의존하지 말고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글루텐프리나 저알러지를 표시한 사료를 고를 때는 성분표에서 곡물 단백질이 실제로 배제됐는지, 가수분해 단백질 함량이 어느 정도인지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반려견이 특정 음식 알러지를 가지고 있는지는 보호자가 임의로 판단하기보다 수의사와 상담해 배제식이 검사 등을 통해 정확히 진단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증상 지속되면 수의사 진료가 우선 [그림=메디닉스DB]
사료를 교체할 때는 기존 사료와 새 사료를 일정 기간 섞어 먹이며 비율을 서서히 조정하는 방식이 소화기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급격한 사료 전환 자체가 구토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어, 리콜로 인해 급하게 사료를 바꾸는 상황에서도 가능하면 전환 기간을 두는 것이 좋다.
사료 보관 방법도 품질 유지에 영향을 준다. 개봉한 사료는 밀폐 용기에 담아 서늘하고 건조한 곳에 보관하고, 유통기한이 지났거나 냄새나 색이 변한 경우에는 리콜 여부와 무관하게 급여를 중단하는 것이 안전하다.
반려동물 식품 리콜 정보는 제조사나 수입사 공지뿐 아니라 소비자원이나 관련 협회 홈페이지에서도 주기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평소 사료 구매 시 로트번호를 사진으로 남겨두고, 반려견의 식욕이나 변 상태에 작은 변화라도 보이면 바로 점검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식품 안전 문제로부터 반려견을 지키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