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밤새 몸을 긁거나 발을 반복적으로 핥고, 귀 주변을 자주 긁는다면 단순한 피부 자극이 아닌 아토피 피부염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 특히 증상이 좋아졌다가 다시 악화되는 양상이 반복된다면 일시적인 가려움증 완화만으로는 충분한 관리가 어려울 수 있다.
최근 반려견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 방향을 새롭게 정리한 국제 진료지침이 발표되면서 지속적인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국제동물알레르기질환위원회(ICADA)는 지난 9월 28일 국제학술지 Veterinary Dermatology를 통해 반려견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관한 개정 권고안을 공개했다. 이번 지침은 기존 권고사항을 폭넓게 개정한 것으로, 피부염이 악화된 시기에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와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장기 관리를 구분한 것이 특징이다.
반려견 아토피 피부염은 피부 장벽의 이상과 면역반응, 환경 알레르겐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사람의 아토피 피부염처럼 가려움증과 홍반, 피부 염증이 반복될 수 있으며 발과 귀, 얼굴, 겨드랑이, 복부 등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지침에서는 가려움증과 염증이 심한 급성 악화기에 신속하게 증상을 조절하는 치료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이를 위해 글루코코르티코이드 계열 약물이 활용될 수 있으며, 환자의 증상과 상태에 따라 야누스키나아제(JAK) 억제제나 인터루킨-31을 표적으로 하는 로키베트맙 등도 치료 선택지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약물로 가려움증이 완화됐다고 해서 질환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아토피 피부염은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증상이 안정된 이후에도 재발 위험을 낮추는 유지관리가 중요하다.
특히 피부 장벽을 건강하게 유지하는 것이 장기 관리의 핵심 요소로 제시됐다. 피부 상태에 맞는 목욕과 보습 관리, 자극 요인 감소, 필요에 따른 국소치료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목욕 횟수와 사용하는 제품은 피부 상태에 따라 달라져야 하므로 모든 반려견에게 같은 방법을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세균과 효모균에 의한 이차감염 관리도 중요하다. 아토피 피부염으로 피부 장벽이 손상되면 다른 피부질환이 함께 발생하거나 기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피부에서 심한 냄새가 나거나 진물, 딱지, 반복적인 귀 염증이 나타난다면 이차감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반려견 보호자들이 관심을 갖는 오메가3 지방산과 영양보충제 역시 무조건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개정 지침에 따르면 필수지방산은 일부 경증 아토피 환자에서 보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고, 다른 치료제의 사용량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심한 염증이나 급성 악화를 영양보충제만으로 조절하기는 어렵다. 특정 제품이나 배합비가 다른 제품보다 우월하다는 근거도 충분하지 않다.
전문가들은 아토피 피부염을 관리할 때 가려움증의 원인을 정확하게 구분하는 과정도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벼룩 등 외부기생충, 음식 관련 알레르기, 세균성 피부염도 유사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복적인 가려움증이 발생한다면 수의학적 진찰을 통해 다른 원인을 배제하는 것이 우선이다.
장기적인 치료계획은 반려견의 나이와 기저질환, 증상의 심각도, 약물 반응, 보호자의 관리 여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약물을 임의로 중단하거나 사람용 피부약을 사용하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이번 국제지침은 반려견 아토피 피부염 관리가 단순히 가려움증을 없애는 수준에서 벗어나 피부 건강을 유지하고 재발을 예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반려견이 반복적으로 몸을 긁고 피부가 붉어지는 증상을 보인다면 일시적인 증상 완화보다 정확한 진단과 장기적인 치료계획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출처: Veterinary Dermatology, 2026년 9월 28일 발표, ICADA 아토피 피부염 치료 개정 지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