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유난히 자주, 크게 짖어서 당황스러웠던 경험은 적지 않은 보호자에게 익숙한 장면이다. 많은 경우 짖음을 그 자체로 문제 행동이라 여겨 즉시 혼내거나 제지하려 하지만, 짖음은 원인에 따라 대응법이 크게 달라진다. 수의학계에서는 짖음을 무조건 교정 대상으로 보기보다 먼저 배경을 살피는 접근을 권고한다.
강아지에게 짖음은 사람의 말과 비슷한 의사소통 수단이다. 배고픔, 불안, 경계, 통증 등 서로 다른 내적 상태가 비슷한 소리로 표현될 수 있어 겉으로 듣기만 해서는 원인을 구분하기 어렵다. 짖는 상황과 시간대, 강도, 동반 행동을 함께 살피는 것이 원인을 가리는 첫걸음이 된다.
보호자가 외출하거나 혼자 남겨졌을 때 짖음이 심해진다면 분리불안을 의심할 수 있다. 이런 경우 짖음과 함께 집안을 어지럽히거나 문 주변을 긁는 행동이 동반되기도 한다. 분리불안형 짖음은 혼내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으며, 오히려 혼자 있는 상황에 대한 공포를 키울 수 있어 점진적인 분리 훈련이 필요하다.
초인종 소리나 창밖의 사람, 다른 동물을 보고 짖는다면 영역을 지키려는 경계 본능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이 유형은 자극이 사라지면 짖음도 함께 줄어드는 특징을 보인다.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외부 시야를 조절하거나, 초인종 소리에 둔감해지도록 반복 노출시키는 방법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경계성 짖음은 외부 자극이 사라지면 줄어드는 편 [그림=메디닉스DB]
밥그릇이 비었거나 산책, 놀이를 원할 때 짖는 경우는 요구성 짖음에 해당한다. 이때 짖음에 즉각 반응해 원하는 것을 들어주면 짖는 행동이 더 강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조용히 기다릴 때 보상을 주는 방식으로 서서히 짖지 않아도 요구가 전달된다는 것을 학습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낯선 소리나 사람, 다른 동물과 마주쳤을 때 몸을 낮추거나 꼬리를 내리면서 짖는다면 두려움에서 비롯된 반응일 가능성이 있다. 공포로 인한 짖음은 체벌로 다스리려 하면 오히려 불안이 커지고 공격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자극으로부터 거리를 두고 천천히 긍정적 경험을 쌓아가는 둔감화 과정이 권장된다.
평소와 달리 갑자기 짖음이 늘었다면 통증이나 질환을 먼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관절통이나 치과 질환, 귀 염증 등 신체적 불편함이 짖음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있으며, 특히 노령견에서는 인지기능장애로 인해 밤에 갑자기 짖거나 방향감각을 잃고 서성이는 행동이 나타날 수 있다.
짖는다고 해서 소리를 지르거나 체벌을 가하는 방식은 대부분 역효과를 낸다. 반려견은 왜 혼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보호자에 대한 불안과 경계심만 키울 수 있으며, 이는 짖음을 줄이기보다 다른 형태의 문제 행동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전문가들은 체벌 대신 원인 파악과 긍정 강화 훈련을 권고하고 있다.

체벌보다 긍정 강화 훈련이 효과적 [그림=메디닉스DB]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려면 짖는 시간대와 상황, 지속 시간, 주변 자극을 기록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혼자 판단하기 어렵다면 수의사와 상담해 질환 여부를 먼저 확인하고, 필요하면 반려동물 행동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짖음을 줄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산책과 놀이로 에너지를 소모시키고, 혼자 있는 시간에도 심리적 안정을 느낄 수 있도록 장난감이나 노즈워크 같은 환경 풍부화를 마련해주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하는 것도 반려견의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갑작스럽게 짖음이 늘거나 평소와 다른 울음소리, 통증을 의심할 만한 행동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행동 문제로 넘기지 말고 동물병원을 찾아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노령견이라면 인지기능장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