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며칠째 마른기침을 하거나 목에 무언가 걸린 듯한 소리를 낸다면 단순한 감기가 아니라 전염성 기관지염으로 불리는 켄넬코프 감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특히 애견카페나 애견호텔처럼 다른 개와 접촉이 많았던 반려견에서 기침이 길게 이어진다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기침의 양상을 잘 살펴보면 단순 감기와 켄넬코프를 구분하는 단서를 찾을 수 있다.
켄넬코프는 개의 전염성 기관지염을 가리키는 말로, 보데텔라균이나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 여러 병원체가 단독 또는 복합적으로 작용해 기관과 기관지에 염증을 일으키는 호흡기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애견호텔, 미용실, 훈련소처럼 여러 개가 한 공간에 밀집하는 환경에서 특히 쉽게 퍼지는 것으로 전해진다.
단순한 상기도 감기는 보통 맑은 콧물이나 가벼운 기침 정도로 며칠 안에 저절로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 반면 켄넬코프는 목이 좁아진 듯한 거위 울음소리에 가까운 발작성 기침이 반복적으로 터져 나오는 것이 특징적인 차이로 꼽힌다.
목줄을 당기거나 흥분했을 때, 또는 찬 공기를 마셨을 때 기침이 심해지고 헛구역질을 하듯 가래를 뱉어내려는 모습을 보이면 켄넬코프를 의심해볼 수 있다. 다만 감염 초기에는 식욕이나 전반적인 활력이 비교적 유지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눈여겨볼 특징이다.
다만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강아지나 노령견, 기존에 다른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는 개에서는 증상이 폐렴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발열이나 식욕 저하, 호흡 곤란 같은 증상이 기침과 함께 동반된다면 지체 없이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기저질환 있는 개는 증상 진행 주의해야 [그림=메디닉스DB]
켄넬코프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나오는 분비물과 직접 접촉으로 전파되기 때문에 한 마리가 감염되면 같은 공간에 있던 다른 개들에게도 빠르게 옮아갈 수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여러 반려동물이 모이는 시설의 환기와 소독, 위생 관리가 전파를 막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켄넬코프에 감염된 개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증상이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호전되는 경우가 많지만, 그 기간에도 다른 개에게 병원체를 옮길 수 있어 충분한 격리와 휴식이 필요하다. 산책이나 외출은 증상이 완전히 가라앉은 뒤로 미루는 것이 안전하다.
동물병원에서는 청진 소견과 기침 양상, 다른 개와의 접촉 이력 등을 종합해 켄넬코프 가능성을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2차 세균 감염이나 폐렴 동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추가 검사가 이뤄질 수 있으며, 증상에 맞춰 기침을 가라앉히는 처치가 병행되기도 한다.

예방접종이 켄넬코프 예방에 도움될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보데텔라균과 파라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등을 포함한 예방접종이 켄넬코프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애견호텔이나 훈련소, 애견카페를 자주 이용하는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이용 전 접종 여부를 미리 확인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여러 마리의 반려동물을 함께 키우는 가정이라면 한 마리에서 기침이 시작되는 즉시 다른 개들과 생활 공간을 분리하고, 사용한 수건이나 장난감을 세척하는 것이 좋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반려견과의 밀접한 접촉을 당분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침을 하는 반려견은 다른 반려동물과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사용하던 식기나 장난감, 침구 등을 따로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목에 자극이 가지 않도록 목줄 대신 하네스를 사용하고 실내 습도를 적절히 유지하면 기관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기침이 일주일 이상 길게 이어지거나 숨소리가 거칠어지고 콧물, 눈곱, 식욕 저하 같은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자가 판단으로 미루지 말고 동물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와 다른 기침 소리가 들린다면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가 반려견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