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10월 말이면 거리와 가정 곳곳에 할로윈 사탕바구니가 등장한다. 아이들이 받아온 초콜릿과 자일리톨이 든 무가당 과자가 바닥이나 테이블 위에 방치되면 반려동물이 호기심에 삼키는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전문가들은 할로윈 전후로 반려동물의 초콜릿·자일리톨 중독 사례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보호자의 주의를 당부한다.
초콜릿에 들어 있는 테오브로민과 카페인은 사람에게는 무해한 수준이지만 개와 고양이는 이를 분해하는 효소 작용이 더뎌 체내에 오래 남는다. 다크초콜릿과 베이킹용 초콜릿일수록 테오브로민 함량이 높아 같은 양을 먹어도 밀크초콜릿보다 위험성이 크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최근에는 설탕 대신 자일리톨을 넣은 무가당 사탕, 껌, 베이킹 제품이 할로윈 간식에 섞여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자일리톨은 개의 췌장을 자극해 인슐린을 급격히 분비시켜 혈당을 짧은 시간에 떨어뜨릴 수 있어 초콜릿보다 더 적은 양으로도 심각한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다.
몸집이 작은 반려동물일수록 같은 양을 먹었을 때 체중 대비 섭취량이 많아져 위험이 커진다. 소형견이나 고양이가 초콜릿 몇 조각이나 자일리톨 껌 한두 개만 삼켜도 중독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체격이 작다는 이유로 안심해서는 안 된다.

작은 체구일수록 적은 양에도 위험 커져 [그림=메디닉스DB]
초콜릿을 섭취한 반려동물은 보통 몇 시간 안에 구토, 설사, 과도한 갈증, 호흡 가쁨, 심장이 빠르게 뛰는 증상을 보일 수 있다. 섭취량이 많으면 근육 떨림이나 발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체온이 오르면서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는 경우도 보고된다.
자일리톨을 먹은 경우에는 저혈당으로 인해 기운이 없고 비틀거리거나 쓰러지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 다량을 섭취했을 때는 간 수치가 급격히 치솟으며 간부전으로 진행될 위험도 있어 소량이라도 섭취가 의심되면 가볍게 여기지 않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이 초콜릿이나 자일리톨 제품을 먹은 것을 목격했거나 의심되면 증상이 나타나기를 기다리지 말고 곧바로 동물병원에 연락하는 것이 가장 안전하다. 집에서 임의로 구토를 유도하거나 민간요법을 시도하는 행동은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어 수의사의 지시 없이는 피해야 한다.

섭취 의심되면 곧바로 병원에 연락해야 [그림=메디닉스DB]
병원에 연락할 때는 먹은 제품의 종류, 초콜릿의 색과 성분, 대략적인 섭취량과 섭취 시각을 최대한 정확히 전달하는 것이 치료 방향을 정하는 데 도움이 된다. 포장지가 남아 있다면 성분표를 함께 챙겨 병원에 가져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할로윈 시즌에는 사탕바구니를 반려동물의 손이 닿지 않는 높은 곳이나 문이 닫히는 수납장에 보관하는 것이 기본이다. 손님이나 아이들이 드나드는 시간에는 반려동물을 다른 공간에 분리해 바닥에 떨어진 간식을 주워 먹는 사고를 막는 것이 효과적이다.
가족 구성원 모두에게 초콜릿과 자일리톨 제품이 반려동물에게 위험하다는 사실을 미리 알려두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와 다른 무기력함이나 구토, 떨림 증상이 보이면 섭취 여부와 관계없이 지체하지 말고 동물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