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과 반려묘의 체중 관리에서 단순한 몸무게 숫자보다 체지방 상태와 근육량을 함께 살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10월 세계 반려동물 비만 인식의 달을 맞아 미국 반려동물비만예방협회는 보호자와 수의료진이 반려동물의 체형을 보다 객관적으로 평가하고, 비난이 아닌 건강 중심의 언어로 체중 문제를 다루도록 권고하고 있다.
협회가 미국 동물병원 내원 동물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조사에서는 평가된 개의 59%, 고양이의 61%가 과체중 또는 비만 범위에 해당했다. 특히 실제로 과체중이나 비만으로 평가된 반려동물 보호자 가운데 32%는 자신의 반려동물을 정상 체형이나 마른 체형으로 인식했다. 털이 길거나 체형이 둥근 품종, 복부 피부가 늘어진 고양이에서는 눈으로만 판단하기가 더 어려울 수 있다.
수의학 현장에서는 체중과 함께 체형점수인 BCS를 활용해 지방 축적 정도를 평가한다. 갈비뼈가 적절히 만져지는지, 위에서 봤을 때 허리선이 보이는지, 옆에서 봤을 때 배가 적절히 들어가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핀다. 최근에는 체형점수만으로 끝내지 않고 근육상태까지 함께 확인하는 흐름이 강조되고 있다. 같은 체중이라도 지방이 늘고 근육이 줄어든 경우 건강 상태와 필요한 영양 관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과체중과 비만은 단순한 외형 문제가 아니다.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높이고 활동량 감소를 부추길 수 있으며 여러 대사성 건강 문제와도 연관될 수 있다. 특히 노령 반려동물에서는 체중을 빠르게 줄이는 것보다 근육 손실을 최소화하면서 지방을 천천히 줄이는 관리가 중요하다.
보호자가 임의로 사료량을 급격히 줄이면 필수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질 수 있다. 특히 고양이는 장기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상황 자체가 심각한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단순 절식 방식의 다이어트는 피해야 한다.
가정에서는 사료를 종이컵이나 눈대중으로 주기보다 저울이나 계량도구를 활용해 실제 급여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간식 역시 하루 총섭취 열량에 포함된다. 가족 구성원이 각자 조금씩 간식을 주는 가정에서는 보호자가 생각하는 것보다 하루 섭취량이 크게 늘어나는 경우가 흔하다.
산책과 놀이도 갑자기 강도를 높이기보다는 나이와 관절 상태, 심폐 기능에 맞춰 점진적으로 조절하는 것이 안전하다.
체중이 늘었다고 해서 모든 경우가 단순 과식 때문인 것도 아니다. 호르몬 질환이나 활동성 저하를 유발하는 관절 문제, 약물 복용, 중성화 이후의 에너지 요구량 변화 등이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이유 없이 체중이 감소한다면 만성질환 가능성도 확인해야 한다. 체중 변화의 방향뿐 아니라 속도 역시 중요한 건강 신호다.
반려동물 체중 관리의 목표는 특정 숫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움직임과 대사 건강, 근육 상태를 함께 개선하는 데 있다. 최근 체중이 빠르게 늘거나 줄었거나, 활동성이 떨어지고 갈비뼈나 허리선을 확인하기 어려워졌다면 동물병원에서 체형과 근육 상태, 기저질환 가능성을 함께 평가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