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예전보다 살이 오르고 산책을 싫어하며 축 처져 있으면 많은 보호자가 나이가 들어 그런 것이라 여기고 넘어간다. 하지만 중년 이후 반려견에서 체중 증가와 무기력, 피부 변화가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갑상선저하증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갑상선저하증은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갑상선호르몬이 충분히 만들어지지 않아 신체 대사가 전반적으로 느려지는 내분비 질환이다. 사람에서도 흔히 발생하지만 개에서도 비교적 자주 진단되는 질환 중 하나로 특히 4세에서 10세 사이 중년 이후 개체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체중 증가다. 사료량을 늘리지 않았는데도 살이 찌고 활동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예전에는 반기던 산책도 귀찮아하고 쉽게 지치며 잠자는 시간이 길어진다. 보호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단순히 나이가 들어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피부와 털에도 변화가 나타난다. 털이 가늘어지고 윤기를 잃으며 몸통 양옆이나 꼬리 부위를 중심으로 털이 빠지는 경우가 많다. 피부가 건조해지고 어두운 색소침착이 생기기도 하며 피부가 두꺼워지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추위를 유난히 많이 타는 것도 흔한 신호 중 하나다.

갑상선저하증은 피부와 털 변화로도 나타날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이 밖에도 심박수가 느려지거나 무기력감이 심해지고 사람을 봐도 반가워하는 반응이 둔해지는 경우가 있다. 일부 개체에서는 귀 염증이 반복되거나 피부 감염이 자주 생기기도 한다.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기 때문에 보호자가 알아채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편이다.
품종에 따라 발생 위험이 다르다는 보고도 있다. 중대형견에서 비교적 흔히 나타나며 특정 품종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는 수의학계 관찰이 있지만 소형견이라고 안심할 수는 없다. 나이와 체중 변화, 생활 습관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진단은 동물병원에서 혈액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갑상선호르몬 수치와 관련 지표를 함께 확인해 갑상선 기능 저하 여부를 판단하며 필요한 경우 추가 검사를 통해 다른 질환과 감별한다. 단순히 혈액 수치 하나만으로 진단하기보다 임상 증상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과정을 거친다.
보호자 중에는 체중이 늘었다고 임의로 사료량을 줄이거나 운동량만 늘리는 경우가 있는데 갑상선저하증이 원인이라면 식이조절만으로는 체중 감소 효과가 크지 않을 수 있다. 오히려 기초대사량이 떨어진 상태에서 무리하게 운동을 시키면 반려견이 힘들어할 수 있으므로 먼저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순서다.

혈액검사로 갑상선 기능 저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대한수의사회 등 전문가 단체는 중년 이후 반려견이 정기 건강검진을 받을 때 갑상선 기능 검사를 함께 받아볼 것을 권고하고 있다. 특히 체중 변화나 피부 상태 변화가 동반될 경우 단순 노화로 단정짓지 말고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치료는 부족한 갑상선호르몬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수의사의 처방에 따라 꾸준히 약을 투여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평생 관리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 호르몬 수치를 확인하고 용량을 조절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반려견이 이유 없이 살이 찌고 기운이 없으며 털 상태가 나빠졌다면 단순히 나이 탓으로 넘기지 말고 가까운 동물병원을 찾아 상담받는 것이 좋다. 평소 체중과 식사량, 활동량을 기록해두면 수의사가 변화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며 조기에 발견할수록 관리가 한결 수월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