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혈이나 혈액암이 의심돼 골수검사 일정을 잡고 나면 정작 걱정되는 것은 병명보다 통증인 경우가 많다. 검사 이름만 들어도 뼈를 뚫는다는 인상 때문에 지레 겁을 먹는 사람이 적지 않다. 실제로는 국소마취를 하기 때문에 검사 내내 참기 힘든 통증이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바늘이 골수강 안으로 들어가 액체를 흡인하는 짧은 순간에는 순간적으로 강한 통증이나 압박감을 느끼는 경우가 흔하다.
골수검사는 크게 골수흡인검사와 골수생검 두 가지로 나뉜다. 골수흡인검사는 가느다란 바늘로 골수 속 액체 성분을 뽑아내 현미경으로 세포 모양을 관찰하는 검사이고, 골수생검은 조금 더 굵은 바늘로 골수 조직 일부를 원통형으로 떼어내 조직 구조 전체를 살펴보는 검사다. 두 검사는 보통 같은 부위에서 연이어 시행된다.
이 검사는 원인 불명의 빈혈이나 혈소판 감소증, 백혈병이나 림프종 등 혈액암이 의심될 때, 혹은 이미 진단받은 혈액질환의 경과를 확인할 때 주로 시행된다. 혈액검사만으로는 골수 안에서 벌어지는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에, 골수 세포와 조직을 직접 확인해야 정확한 진단과 치료 방향을 결정할 수 있다.
검사 부위는 대부분 골반뼈 뒤쪽에 있는 후장골능이다. 이 부위는 뼈가 비교적 얕게 위치해 있고 큰 혈관이나 신경이 지나가지 않아 비교적 안전하게 바늘을 삽입할 수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환자는 보통 옆으로 눕거나 엎드린 자세로 검사를 받게 되며, 검사 부위 피부를 소독한 뒤 진행된다.

검사 부위 소독 후 국소마취부터 시작 [그림=메디닉스DB]
검사를 시작하기 전 의료진은 피부와 골막까지 국소마취제를 주사해 통증을 줄인다. 마취 주사를 놓을 때 따끔한 느낌과 화끈거림이 잠깐 있을 수 있으며, 마취가 충분히 스며들기까지 몇 분 정도 기다린 뒤 본격적인 검사가 시작된다. 마취 덕분에 피부와 근육층에서 느끼는 통증은 상당 부분 줄어드는 편이다.
문제는 골수강 안에서 액체를 흡인하는 순간이다. 골막에는 통증을 느끼는 신경이 많이 분포해 있는데, 국소마취가 골막 깊숙한 부분까지는 완전히 차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바늘이 골막을 뚫고 들어갈 때나 주사기로 골수액을 빨아들일 때 짧지만 강렬한 통증이 다리나 엉덩이 쪽으로 퍼지듯 느껴질 수 있다. 이 통증은 보통 몇 초 안에 가라앉는다.
검사 자체에 걸리는 시간은 흡인과 생검을 합쳐 대개 십오분에서 이십분 안팎으로 짧은 편이다. 통증을 느끼는 시간은 이 중에서도 바늘이 골수강에 닿는 짧은 몇 차례 순간에 집중되며, 나머지 시간에는 압박감이나 둔한 느낌 정도만 남는 경우가 많다. 검사 중 심호흡을 하거나 몸에 힘을 빼면 통증을 조금 더 편하게 견디는 데 도움이 된다.
검사가 끝난 뒤에는 바늘을 뺀 자리를 몇 분간 눌러 지혈하고 압박 드레싱을 붙인다. 마취가 풀리면서 검사 부위에 뻐근한 통증이나 욱신거림이 하루 이틀 정도 이어질 수 있는데, 이때는 처방받은 진통제를 복용하거나 필요하면 냉찜질을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심한 운동이나 목욕은 하루 정도 피하는 것이 좋다.

검사 후 며칠간 뻐근한 통증 이어질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대부분의 통증과 뻐근함은 이삼일 안에 서서히 가라앉지만, 사람에 따라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어 일주일가량 은근한 통증이 남기도 한다. 검사 부위에 멍이 들거나 약간 붓는 것은 비교적 흔한 반응이므로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검사 부위에서 지혈이 되지 않고 계속 피가 나거나, 시간이 지날수록 붓기와 열감이 심해지고 고름이 비칠 때, 또는 체온이 오르며 오한이 동반된다면 감염 등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지체하지 말고 검사를 받은 병원에 연락해야 한다.
검사 전 혈액이 묽어지는 약을 복용 중이라면 미리 의료진에게 알려야 하고, 검사 당일에는 편한 옷을 입고 보호자와 동행하는 것이 좋다. 검사 후에는 무리한 움직임을 자제하고 압박 부위를 하루 정도 건조하게 유지하며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