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며칠째 묽은 변을 보거나 설사가 반복되면 보호자 대부분은 사료를 바꾸거나 소화제를 먹이는 것으로 대처하곤 하지만, 증상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때는 원생동물에 의한 지알디아 감염을 함께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세균성 장염이나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오인돼 적절한 진단 없이 장기간 방치되는 사례가 드물지 않다.
지알디아는 개와 고양이는 물론 사람에게도 감염될 수 있는 편모충류 원생동물로, 소장 점막에 달라붙어 영양분 흡수를 방해하고 장 운동에 이상을 일으킨다. 전 세계적으로 널리 분포하는 기생충으로 알려져 있으며, 특히 면역력이 약한 어린 강아지나 여러 마리를 함께 기르는 환경, 보호소나 펫숍처럼 개체 간 접촉이 잦은 장소에서 감염 빈도가 높은 편이다.
감염된 개는 분변을 통해 포낭 형태의 지알디아를 배출하는데, 이 포낭이 물그릇이나 흙, 풀밭, 공용 급수대 등을 오염시키면 다른 개가 이를 핥거나 섭취하는 과정에서 경구 감염이 이뤄진다. 산책 중 다른 개의 배변 근처 냄새를 맡거나 오염된 물웅덩이를 마시는 습관이 있는 개는 노출 위험이 더 크다고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묽은 변이나 간헐적으로 반복되는 설사이며, 변에서 지방 성분이 섞인 듯한 냄새가 심하게 나는 경우도 있다. 식욕은 유지되는데도 서서히 체중이 줄거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하고, 반대로 뚜렷한 증상 없이 포낭만 배출하는 무증상 보유견도 있어 다른 개에게 전파되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

산책 중 고인 물 섭취는 감염 위험 높여 [그림=메디닉스DB]
문제는 진단이 생각보다 까다롭다는 점이다. 지알디아 포낭은 분변으로 항상 일정하게 배출되는 것이 아니라 간헐적으로 나오기 때문에 한 번의 분변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감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증상이 반복된다면 수의사와 상담해 여러 차례 검사를 반복하거나 항원검사 등 보다 정밀한 방법을 함께 고려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알디아 감염이 확인되면 수의사의 처방에 따라 구충제를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인 치료 방법이다. 다만 약물 치료만으로는 재감염을 완전히 막기 어려운데, 치료 기간 중에도 환경에 남아 있는 포낭에 다시 노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치료와 함께 생활 공간을 깨끗이 소독하고 관리하는 과정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지알디아는 인수공통감염병 성격을 지니고 있어 사람에게도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면역력이 약한 영유아나 고령자, 기저질환이 있는 가족 구성원이 있는 가정에서는 반려견의 배변을 치운 뒤 손을 씻는 등 기본적인 위생수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그릇 세척 등 위생관리가 예방의 기본 [그림=메디닉스DB]
여러 마리의 개를 함께 기르는 다두 가구라면 한 마리에서 감염이 확인될 경우 나머지 반려견도 함께 분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좁은 공간에서 생활 영역과 배변 공간을 공유하다 보면 증상이 없는 개체를 통해 조용히 감염이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상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사료그릇과 물그릇을 자주 세척하고 햇볕에 말려 주는 것이 도움이 되며, 배변은 발견 즉시 치워 환경 오염을 최소화해야 한다. 산책 시에는 다른 개의 배변 흔적이나 고인 물을 핥지 못하도록 주의 깊게 살피는 습관도 필요하다.
설사가 일주일 이상 지속되거나 혈변, 뚜렷한 체중 감소, 기운 없음 등의 증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단순한 소화불량으로 넘기지 말고 동물병원을 찾아 분변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어린 강아지나 다두 가구에서 설사가 반복된다면 지알디아 감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조기에 진단받는 것이 반려견의 회복은 물론 다른 동물과 가족의 건강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