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가 갑자기 기침을 하거나 그르렁거리는 소리를 내면 보호자들은 흔히 헤어볼을 삼켜서 그런 것으로 넘기기 쉽다. 그러나 기침이 반복되고 숨소리가 쌕쌕거리거나 호흡이 가빠진다면 헤어볼 구토가 아니라 고양이 천식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양이 천식은 기관지가 좁아지며 숨쉬기가 힘들어지는 호흡기 질환으로 방치하면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헤어볼을 토할 때는 고양이가 몸을 웅크리고 짧게 몇 번 꿀렁거린 뒤 털과 위액이 섞인 덩어리를 내뱉는다. 이 과정은 길어야 1~2분 안에 끝나고 끝난 뒤에는 평소처럼 행동한다. 반면 천식으로 인한 기침은 입을 벌리고 목을 낮춘 채 반복적으로 헐떡이듯 숨을 몰아쉬는 모습으로 나타나며 아무것도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천식 발작이 심할 때는 가슴과 배가 크게 부풀고 가라앉기를 반복하며 입을 벌리고 호흡하는 구호흡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평소보다 활동량이 줄고 눕거나 쉬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날씨가 건조해지는 가을과 겨울철에는 실내 공기가 자극 요인으로 작용해 증상이 더 자주 나타날 수 있다.
고양이 천식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집먼지진드기, 담배 연기, 방향제, 고양이 모래에서 나오는 미세한 먼지 등이 기도를 자극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면역계가 이러한 자극 물질에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기관지가 좁아지고 염증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품종이나 비만 여부도 발병 위험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가 있다.

집안 먼지와 자극 물질이 천식 유발할 수 있어 [그림=메디닉스DB]
반려묘가 한 달에 여러 번 기침을 하거나 평소와 다른 거친 숨소리를 낸다면 단순히 헤어볼 문제로 넘기지 말고 동물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 수의사는 가슴 청진과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기관지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혈액검사나 기관지 세척 검사를 추가로 시행해 다른 호흡기 질환과 구분한다.
고양이 천식은 완치가 어려운 만성질환으로 분류되지만 적절한 관리를 통해 증상을 조절하며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증상이 심한 경우 수의사의 처방에 따라 기관지를 확장시키거나 염증을 줄이는 약물을 사용하게 되며 보호자가 임의로 사람용 호흡기 약을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실내 환경을 관리하는 것도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담배 연기나 향초, 방향제, 헤어스프레이 등 자극적인 냄새가 나는 제품은 고양이가 생활하는 공간에서 사용을 줄이는 것이 좋다. 고양이 모래는 먼지가 적게 나는 제품으로 바꾸고 환기를 자주 시켜 실내 공기 질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확한 진단 위해 수의사 진료 필요 [그림=메디닉스DB]
비만은 호흡기에 부담을 주고 천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체중 관리도 신경 써야 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도록 사료량을 조절하고 놀이를 통해 가벼운 운동을 꾸준히 시켜주는 것이 좋다. 스트레스 역시 증상을 자극할 수 있으므로 환경 변화를 급격히 주지 않고 안정적인 생활 패턴을 유지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평소 반려묘의 호흡 횟수를 관찰해두면 이상 신호를 빨리 알아챌 수 있다. 건강한 고양이는 1분에 약 20~30회 숨을 쉬는데 쉬고 있는 상태에서도 호흡수가 눈에 띄게 늘거나 입을 벌리고 숨을 쉬는 모습이 보이면 응급 상황일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에는 지체 없이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기침이 한 달에 두세 번 이상 반복되거나 숨소리가 쌕쌕거리고 활동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면 헤어볼 문제로 단정하기보다 동물병원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안전하다. 조기에 천식을 진단하고 생활 환경을 개선하면 반려묘가 편안하게 숨 쉬며 생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