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소파에 가볍게 올라가던 반려견이 어느 날부터 바닥에 서서 망설이거나 보호자를 바라보는 행동을 보일 때가 있다.
산책을 나가면 예전보다 천천히 걷고, 잠에서 깨어난 뒤 한동안 몸을 뻣뻣하게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기도 한다.
보호자는 이런 변화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이기 쉽지만, 반복되는 움직임의 변화가 관절 통증과 관련돼 있을 가능성도 살펴야 한다.
반려견에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하는 만성 관절질환 가운데 하나는 골관절염이다.
골관절염은 관절 연골과 주변 조직에 변화가 생기면서 통증과 염증, 움직임의 제한 등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이다.
나이가 많은 반려견에서 주의해야 하지만, 노령견에게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며 이전의 관절 손상이나 관절 구조 이상 등과 관련해 젊은 개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미국 코넬대학교 수의과대학은 반려견 골관절염의 주요 신호로 계단 이용의 어려움과 점프를 꺼리는 행동, 움직임의 변화 등을 설명하고 있다.
일부 반려견은 뚜렷하게 절뚝거리는 모습을 보이지만, 통증이 있어도 행동 변화가 크지 않아 보호자가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 있다.
특히 오랫동안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 힘들어하거나 산책 후 움직임이 둔해지는 경우에는 평소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만 움직임이 느려졌다는 이유만으로 골관절염이라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근육이나 인대 손상, 신경계 질환 등 다른 원인도 비슷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수의사의 신체검사와 필요에 따른 영상검사를 통해 원인을 확인해야 한다.
관절에 불편이 있는 반려견을 돌볼 때는 치료뿐 아니라 생활환경 관리도 중요하다.
미국동물병원협회(AAHA)는 만성 통증을 겪는 반려동물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으로 미끄럼을 줄이는 바닥재와 경사로, 적절한 휴식 공간 등을 제시하고 있다.
실내 바닥이 미끄럽다면 반려견이 일어나거나 방향을 바꾸는 과정에서 다리에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자주 이동하는 동선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하고, 침대나 소파에 오르내릴 때 반복적으로 높은 점프를 하지 않도록 환경을 조정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경사로를 설치하더라도 반려견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기울기와 구조인지 확인해야 한다.
체중 관리 역시 관절 건강을 위해 살펴야 할 부분이다.
과체중은 체중을 지탱하는 관절에 부담을 더할 수 있으므로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만성 관절질환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식사량을 갑자기 줄이거나 활동을 무조건 제한하기보다는 수의사와 상의해 체중과 운동 계획을 세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산책은 반려견의 상태에 맞춰 시간과 강도를 조절하고, 통증이 심한 상황에서 억지로 걷게 하거나 점프를 반복시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반려견이 통증을 호소한다고 사람용 진통제를 임의로 먹이는 행동은 특히 위험하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사람에게 사용하는 진통제라도 개에게는 안전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수의사의 판단 없이 투여해서는 안 된다고 안내한다.
골관절염으로 진단된 경우에는 수의학적 평가에 따라 통증 조절 약물과 재활치료, 체중 관리 등을 함께 시행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반려견의 다른 질환과 약물 부작용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므로 정기적인 진료가 필요하다.
보호자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일은 반려견의 움직임을 평소부터 관찰하고 변화를 기록하는 것이다.
소파에 올라가는 모습이나 산책 중 걸음걸이를 짧게 촬영해 두면 진료실에서 잘 나타나지 않는 행동 변화를 수의사에게 설명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활동 저하를 당연하게 받아들이기보다 통증 여부를 확인하고 생활환경을 조정하는 것이 반려견의 삶의 질을 지키는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