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불면서 반려견이 눈물을 자주 흘리거나 눈 주변을 긁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늘고 있다. 환절기에는 꽃가루와 먼지가 공기 중에 많이 떠다니며 반려동물의 눈 표면을 자극하기 쉽다. 눈물이 평소보다 많아지고 충혈이나 눈곱이 함께 나타난다면 알레르기성 결막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결막염을 방치하면 각막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초기에 원인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은 반려견의 눈을 덮은 결막이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포자 같은 물질에 과민하게 반응해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개의 면역체계가 이런 자극 물질을 위협으로 인식하면 눈 주변 혈관이 확장되고 눈물 분비가 늘어난다. 이 과정에서 눈이 붉어지고 가려움이 동반돼 반려견이 앞발로 눈을 비비거나 얼굴을 바닥에 문지르는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환절기에는 건조하고 바람이 강한 날이 많아 꽃가루와 미세한 먼지 입자가 쉽게 날아다닌다. 산책 중 이런 입자가 눈에 직접 닿거나 털에 묻어 집으로 들어오면 자극이 이어질 수 있다. 난방을 시작하면서 실내 공기가 건조해지는 것도 눈물막을 불안정하게 만들어 알레르기 반응을 쉽게 일으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평소보다 눈물량이 늘어나는 눈물흘림이다. 눈 주변 피부가 눈물에 계속 젖어 있으면 갈색으로 변색되거나 냄새가 나기도 한다. 결막이 붉게 부어오르거나 흰 눈동자 부분에 혈관이 두드러지게 보일 수도 있다. 눈을 가늘게 뜨고 깜빡임이 늘어나는 모습, 앞발로 눈가를 긁거나 얼굴을 비비는 행동도 함께 관찰된다.
다만 눈물흘림과 충혈은 세균성·바이러스성 결막염, 눈에 들어간 이물질, 속눈썹이나 눈꺼풀 이상 등 다른 원인으로도 나타날 수 있어 증상만으로 알레르기성 결막염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끈적한 노란 눈곱이 많다면 세균성 감염을 함께 의심해볼 수 있고, 한쪽 눈에만 증상이 심하다면 이물질이 들어갔을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한다.

정상 눈과 알레르기성 결막염 눈 비교 [그림=메디닉스DB]
눈 주위에 털이 많거나 눈이 돌출된 구조를 가진 일부 품종은 알레르기성 결막염에 더 취약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 눈과 눈꺼풀 사이 공간이 좁은 품종은 눈물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해 자극 물질이 오래 머무를 수 있고, 눈 주변 털이 눈을 찌르거나 먼지를 끌어모으기도 한다. 이런 품종을 키운다면 환절기 눈 상태를 더 자주 살펴보는 것이 좋다.
증상이 며칠 이상 지속되거나 반려견이 눈을 심하게 불편해한다면 동물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수의사는 눈 표면 상태를 살피고 각막에 상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형광 염색 검사를 진행할 수 있다. 눈물량을 측정하는 검사나 눈곱 검체로 세균·곰팡이 감염 여부를 함께 확인하는 경우도 있어, 원인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알레르기성 결막염으로 진단되면 수의사의 처방에 따라 항히스타민 성분 안약이나 인공눈물로 증상을 완화하는 경우가 많다. 사람이 쓰는 안약을 임의로 넣어서는 안 되는데, 성분과 농도가 반려동물 눈에 맞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인 물질 노출을 줄이는 생활 관리가 치료와 함께 이뤄져야 재발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항히스타민 안약 점안 치료 장면 [그림=메디닉스DB]
결막염을 방치하면 염증이 만성화되면서 각막에 혼탁이 생기거나 2차 세균 감염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반려견이 계속 눈을 비비는 과정에서 각막에 상처가 나면 통증이 심해지고 시력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 증상이 가벼워 보여도 반복되거나 오래 지속된다면 가볍게 넘기지 말고 적절한 진료를 받아야 염증이 더 깊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집에서는 산책 후 반려견의 눈가와 얼굴을 깨끗한 거즈나 전용 세정제로 부드럽게 닦아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눈 주변 털이 길다면 짧게 정리해 먼지와 꽃가루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고, 침구와 바닥을 자주 청소해 실내 먼지농도를 낮추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미세먼지나 꽃가루 농도가 높게 예보된 날에는 산책 시간을 줄이거나 실내 활동으로 대체하는 것이 눈 자극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절기에는 평소보다 자주 반려견의 눈 상태를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고, 눈물량이나 색깔에 변화가 생기면 사진으로 기록해두면 진료 시 변화 추이를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눈물흘림이 하루 이틀 만에 가라앉지 않고 충혈, 눈곱, 반려견이 눈을 심하게 긁는 행동이 함께 나타난다면 자가 관리보다 동물병원 진료를 우선 고려하는 것이 안전하다. 눈을 잘 뜨지 못하거나 눈동자 표면이 하얗게 변하는 등 각막 손상이 의심되는 징후가 보이면 가능한 빨리 전문가의 진찰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