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생후 넉 달 전후의 어린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들 사이에서 가구 모서리나 신발, 전선 등을 물어뜯는 행동 때문에 고민이라는 사례가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 시기 강아지가 보이는 물어뜯기 행동이 단순한 버릇이 아니라 유치가 영구치로 바뀌는 이갈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발달 단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방치하면 습관으로 고착될 수 있어 적절한 교정이 필요하다.
강아지는 생후 2주 무렵부터 유치가 올라오기 시작해 생후 6~8주 즈음이면 28개의 유치가 모두 자리를 잡는다. 이후 생후 3개월을 지나면서 유치가 하나씩 빠지고 그 자리에 영구치가 올라오는 이갈이 과정이 시작되며, 이 시기는 보통 생후 6개월 전후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갈이가 진행되는 동안에는 잇몸이 부풀고 가려움과 통증이 동반될 수 있어 강아지는 무언가를 씹어서 불편함을 해소하려는 본능적인 행동을 보인다. 이때 적절한 씹을거리가 주어지지 않으면 손에 닿는 가구, 카펫, 전선, 신발 등을 대신 물어뜯는 경우가 흔하게 나타난다.
대한동물병원협회 등 관련 전문가 단체에 따르면 이갈이 시기의 물어뜯기는 치아 불편함 해소뿐 아니라 환경을 탐색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행동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특히 혼자 있는 시간이 길거나 운동량이 부족한 강아지일수록 물어뜯기 행동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자리잡는 이갈이 과정 [그림=메디닉스DB]
문제는 이 시기 형성된 습관이 성견이 된 이후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물어뜯기를 통해 보호자의 관심을 끌거나 긴장을 해소하는 경험이 반복되면 영구치가 자리를 잡은 뒤에도 가구나 물건을 파손하는 행동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 또 전선이나 작은 물건을 삼켜 장폐색 등 사고로 이어질 위험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갈이 시기 물어뜯기를 건강하게 유도하려면 강아지 전용 치발완구를 제공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고무나 실리콘 재질의 완구를 냉장고에 잠시 넣어 차갑게 만든 뒤 주면 부어오른 잇몸을 진정시키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으며, 딱딱한 뼈 모양 완구보다는 적당히 탄성이 있는 제품이 치아 손상 위험을 줄이는 데 유리하다.
가구나 벽지처럼 물어뜯지 않아야 할 공간에는 반려동물용 쓴맛 방지 스프레이를 뿌려 접근을 꺼리게 만드는 방법이 활용된다. 전선은 커버를 씌우거나 눈에 보이지 않게 정리하고, 신발이나 작은 소품은 강아지의 활동 공간에서 미리 치워두는 환경 관리가 교정 훈련의 기본 전제가 된다.
행동 교정에서는 긍정 강화 훈련 방식이 권장된다. 강아지가 지정된 완구를 물었을 때 칭찬이나 간식으로 보상하고, 가구를 물어뜯는 모습이 보이면 소리를 지르기보다 조용히 완구로 주의를 돌려주는 방식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 과정을 가족 구성원 모두가 일관되게 반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난감 보상으로 올바른 물어뜯기 습관 들이기 [그림=메디닉스DB]
체벌이나 코를 때리는 식의 과거식 훈육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강압적인 제재는 강아지에게 불안과 긴장을 키워 물어뜯기 같은 문제행동을 완화하기는커녕 더 심화시키거나 보호자에 대한 경계심을 키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하루 충분한 산책과 놀이 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소모시켜 주는 것도 물어뜯기 행동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신체 활동이 부족한 강아지는 남는 에너지를 물어뜯기로 분출하는 경향이 있는 만큼 나이와 체력에 맞는 규칙적인 운동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이갈이 시기가 지났는데도 물어뜯기가 줄지 않거나, 잇몸 출혈이 심하고 식욕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치아 배열 이상이나 다른 구강 질환이 동반됐을 가능성이 있어 동물병원에서 구강 상태를 확인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