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견이 예전처럼 계단을 성큼성큼 오르지 못하고 중간에 멈춰 서거나 주저앉는 모습을 보이면 보호자는 흔히 '나이가 들어 힘이 빠졌나보다'라고 넘기기 쉽다. 하지만 이런 행동은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관절염의 초기 신호일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점차 손상되면서 뼈와 뼈가 직접 마찰해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사람과 마찬가지로 개도 나이가 들수록 연골이 약해지고 관절 주변 조직이 변형되면서 관절염이 발생할 위험이 커진다.
특히 대형견이나 중형견, 7세 이상의 노령견에서 관절염 발생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활동량이 많았던 젊은 시절의 관절 사용이 누적되면서 노년기에 연골 손상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관절염이 있는 개는 계단 오르내리기를 꺼리거나 소파·침대에 뛰어오르기를 주저하는 모습을 보인다. 아침에 일어난 직후 걸음걸이가 뻣뻣하고 시간이 지나야 움직임이 부드러워지는 경우도 대표적인 신호로 꼽힌다.

관절 부위가 뻣뻣해지는 것도 관절염 신호 /사진=AI 생성 이미지
산책을 나가도 예전보다 금방 지치거나 특정 다리를 살짝 절뚝이는 모습, 관절 부위를 자주 핥거나 만지면 예민하게 반응하는 행동도 관절염 의심 증상이다. 평소보다 활동량이 줄고 눕는 시간이 늘어나는 것도 눈여겨봐야 한다.
문제는 이런 변화가 서서히 진행돼 보호자가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으로 오인하기 쉽다는 점이다. 개는 통증을 적극적으로 표현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야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관절염의 원인으로는 노화에 따른 퇴행성 변화 외에도 과체중, 과거 관절 부상이나 수술 경력, 특정 견종에서 두드러지는 유전적 소인 등이 꼽힌다. 체중이 많이 나갈수록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이 커져 증상이 빨리 나타날 수 있다.

관절염 진단을 위해 병원에서 보행과 관절을 확인 /사진=AI 생성 이미지
관절염이 의심되면 동물병원을 찾아 보행 상태와 관절 움직임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엑스레이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수의사는 관절을 직접 만져 부기나 통증 반응을 살피며 질환의 진행 정도를 판단한다.
관리의 기본은 체중 조절과 저강도 운동이다.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가벼운 산책이나 수영 같은 운동을 꾸준히 하면 근육을 유지하면서 관절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보조제나 전용 사료도 수의사와 상담해 급여할 수 있다.
집 안 환경도 신경 써야 한다. 바닥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깔고, 소파나 침대 옆에는 낮은 발판이나 경사로를 놓아 급격한 점프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체중이 늘지 않도록 간식량을 조절하는 것도 중요한 관리법이다.
평소와 달리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어하는 모습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식욕 저하, 성격 변화까지 동반된다면 지체하지 말고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조기에 관리를 시작할수록 통증을 줄이고 반려견의 활동성을 오래 유지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