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 반려동물 보호자는 세탁실 구석에 며칠째 세워둔 사료 봉지 입구에 하얗고 푸르스름한 얼룩이 핀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는 경험을 전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한 번 개봉한 반려동물 사료를 습도가 높은 곳에 두면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하면서 곰팡이가 번식하고 독소까지 생길 수 있어, 추운 겨울철에도 사료 보관 장소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사료에 자라는 곰팡이 가운데 일부는 마이코톡신이라 불리는 독소를 만들어낸다. 이 독소는 끓이거나 데워도 쉽게 분해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눈으로 확인되는 곰팡이 부분만 걷어내고 나머지를 먹이더라도 독소가 사료 전체에 퍼져 있을 가능성이 남는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겨울철에는 바깥 기온이 낮아 습도 걱정을 덜 하는 경우가 많지만, 난방기를 켜고 창문을 자주 닫아두면 집안 특정 공간의 습도가 오히려 높아질 수 있다. 세탁실, 보일러실, 신발장 주변, 베란다와 가까운 수납장 등 환기가 잘 안 되는 곳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개봉한 사료 봉지를 이런 공간에 그대로 세워두면 공기 중 수분이 사료 표면과 접촉하면서 곰팡이가 자라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건식 사료라고 해서 안심할 수는 없으며, 봉지 입구를 제대로 밀봉하지 않은 채 두면 수분과 습기가 조금씩 스며들 수 있다.
곰팡이 독소가 포함된 사료를 먹은 반려동물은 구토, 설사, 식욕 저하 같은 소화기 증상을 보일 수 있다. 드물게는 간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보고도 있어, 평소보다 기운이 없거나 사료를 먹은 뒤 반복적으로 토한다면 먹은 사료 상태를 먼저 점검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몸집이 작은 강아지나 고양이, 어린 반려동물은 같은 양의 독소에도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어 세심한 관찰이 필요하다. 노령 반려동물이나 간 질환 등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평소보다 증상이 더 빠르고 심하게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밀폐용기 보관과 변질 확인이 중요하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사료 보관 장소로는 직사광선을 피하면서도 통풍이 잘 되는 실온 공간이 권장된다. 반면 세면대 아래, 창가 바로 옆, 보일러 배관 근처처럼 하루 중 온도와 습도가 자주 바뀌는 곳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개봉한 사료는 원래 포장 봉지를 그대로 쓰기보다 뚜껑이 있는 밀폐 용기에 옮겨 담아 보관하는 것이 좋다. 용기 뚜껑을 닫기 전에는 사료 표면 색이나 냄새에 변화가 없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도움이 되며, 봉지째 보관할 때는 입구를 여러 번 접어 집게로 단단히 고정해야 한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사두기보다 반려동물이 한두 달 안에 다 먹을 수 있는 양만큼만 구매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사료가 오래 개봉된 채로 보관될수록 공기와 습기에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져 변질 위험이 함께 커지기 때문이다.
사료에서 평소와 다른 신맛이나 곰팡이 특유의 냄새가 나거나 표면 색이 변한 부분이 보이면, 해당 분량은 아깝더라도 바로 폐기하는 것이 안전하다. 일부에서만 곰팡이가 보인다는 이유로 나머지를 그대로 먹이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반려동물이 사료를 먹은 뒤 반복적으로 구토하거나 설사, 식욕 저하, 평소보다 늘어지는 모습이 계속 이어진다면 먹던 사료를 함께 챙겨 동물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울철에도 사료 보관함 주변 습도를 자주 확인하는 습관이 반려동물의 건강을 지키는 기본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