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실내 기온이 떨어지면 많은 보호자들이 반려동물을 위해 전기장판이나 온열매트, 핫팩 등 난방용품을 깔아준다. 하지만 사람보다 낮은 온도에서도 오랜 시간 피부가 닿아 있으면 저온화상을 입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려동물은 털에 덮여 있어 피부 변화를 바로 알아차리기 어렵고, 통증을 잘 표현하지 못해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뒤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저온화상은 뜨거운 물이나 불꽃처럼 고온에 순간적으로 노출되는 일반 화상과 달리, 40도에서 60도 사이의 비교적 낮은 온도에 장시간 접촉하면서 서서히 발생하는 손상이다. 피부 깊은 층까지 열이 전달되면서 혈류가 저하되고 조직이 손상되는데, 접촉 초기에는 뜨겁다는 느낌이 크지 않아 반려동물이 자리를 옮기지 않고 그대로 누워 있는 경우가 흔하다.
노령견이나 노령묘, 관절염을 앓는 반려동물은 움직임이 둔화돼 한 자리에 오래 머무는 경향이 있고, 당뇨나 신경계 질환으로 피부 감각이 저하된 경우에는 뜨거움을 제때 느끼지 못해 위험이 더 커진다. 마취나 수면제를 투여한 직후, 깊은 잠에 빠져 있을 때도 같은 이유로 저온화상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저온화상이 생기면 초기에는 피부가 붉어지거나 해당 부위 털이 가늘어지고 빠지는 정도로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물이 흐르거나 딱지가 앉고 심한 경우 피부 조직이 괴사하기도 한다. 복부, 다리 안쪽, 겨드랑이, 발바닥처럼 털이 비교적 적고 바닥과 접촉이 많은 부위에서 주로 나타나므로 이런 부위를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전기장판이나 온열매트는 사람 기준으로 온도를 설정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반려동물은 사람보다 바닥에 가깝게 밀착해 누워 있는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편이어서 같은 온도라도 체감 열량이 더 많이 전달될 수 있다. 특히 담요나 매트 없이 전기장판 표면에 그대로 몸을 대고 자는 습성이 있는 반려동물은 피부 접촉 시간과 온도 모두에서 위험 요인이 겹치게 된다.

담요로 접촉을 줄이면 저온화상 위험을 낮출 수 있어 /사진=AI 생성 이미지
전문가들은 반려동물용 온열용품을 사용할 때 온도를 사람 설정보다 한 단계 낮추고, 전기장판이나 매트 위에 담요나 패드를 한 겹 덧대 피부와 발열체가 직접 닿지 않도록 하는 것을 권고한다. 또한 반려동물이 더우면 스스로 자리를 옮길 수 있도록 온열용품을 깔아 놓은 공간 옆에 서늘한 자리도 함께 마련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핫팩이나 손난로형 보온제품도 저온화상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담요로 감싸지 않고 반려동물의 몸에 직접 붙이거나, 이동장처럼 밀폐된 공간에 핫팩을 함께 넣어두면 열이 빠져나가지 못해 국소적으로 온도가 높게 유지되면서 피부 손상 위험이 커진다. 사용 시간을 짧게 나누고 중간중간 반려동물의 상태를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반려동물의 피부가 붉게 변하거나 털이 빠지는 등 저온화상이 의심되는 변화가 보이면 해당 온열용품 사용을 즉시 멈추고 바람이 잘 통하는 서늘한 곳으로 옮겨야 한다. 사람이 쓰는 화상 연고나 소독약을 임의로 바르는 것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 권장되지 않으며, 가능한 한 빨리 동물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것이 안전하다.
저온화상은 겉으로 보이는 손상보다 피부 깊은 층의 조직 손상이 더 진행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초기에 가볍게 보여도 시간이 지나면서 괴사 범위가 넓어질 수 있어, 자연적으로 아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동물병원에서 상처 깊이와 범위를 확인받는 것이 치료 기간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겨울철 난방용품을 사용할 때는 매일 반려동물의 배, 다리 안쪽, 발바닥 등을 손으로 쓸어보며 열감이나 피부 변화가 있는지 확인하고, 온도조절기가 있는 제품을 사용해 적정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노령 동물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반려동물은 보호자가 수면 중에도 자리를 자주 바꿔주며 한 부위에 오래 열이 머물지 않도록 신경 쓰는 것이 저온화상을 예방하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