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이 되면 고양이가 물그릇 앞을 지나쳐도 선뜻 다가가지 않는 모습이 눈에 띈다. 기온이 떨어지면 고양이는 체온 유지를 위해 움직임을 줄이고 음수량도 자연히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특히 물그릇이 찬 바닥이나 난방이 닿지 않는 구석에 놓여 있으면 고양이가 다가가길 꺼려 음수량이 더 줄어들 수 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고양이의 수분 섭취 감소가 방광염이나 요로결석 등 비뇨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고양이는 원래 사막 출신 조상의 영향으로 수분 섭취에 민감하지 않고 소량의 물로도 버티는 습성이 있다. 여기에 겨울철 기온 하락이 더해지면 음수량이 평소보다 눈에 띄게 줄어들 수 있다. 수분 섭취가 부족해지면 소변이 농축되면서 방광 내 결정이나 결석이 생기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진다. 이는 수컷 고양이에게 특히 치명적일 수 있는데, 요도가 좁아 결석이나 결정으로 요도가 막히면 급성 신장 손상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물그릇의 위치도 음수량에 큰 영향을 준다. 창가나 베란다처럼 찬 기운이 도는 곳, 보일러가 닿지 않는 바닥에 물그릇을 두면 물 자체가 쉽게 식어 고양이가 입을 대길 꺼린다. 고양이는 본능적으로 차가운 물보다 상온에 가까운 물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물그릇을 난방이 적절히 도는 실내 중심부나 사람이 자주 머무는 공간 근처로 옮겨두는 것이 좋다.
또한 고양이는 화장실과 밥그릇, 물그릇이 가까이 붙어 있으면 위생적으로 불편함을 느껴 음수를 피하는 경우가 있다. 겨울철에는 집 안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물그릇과 화장실 거리를 넉넉히 두고, 거실과 침실 등 여러 공간에 물그릇을 분산 배치하는 방법이 권장된다. 이렇게 하면 고양이가 이동 중 자연스럽게 물을 접할 기회가 늘어난다.
흐르는 물을 선호하는 고양이의 특성을 고려해 순환형 급수기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잔잔하게 순환하는 물소리와 움직임이 고양이의 호기심을 자극해 음수를 유도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다만 급수기를 사용할 때도 겨울철에는 물이 지나치게 차갑지 않도록 실내 온도가 유지되는 장소에 두는 것이 중요하다.

흐르는 물로 음수를 유도하는 순환형 급수기 /사진=AI 생성 이미지
사료 형태를 점검하는 것도 수분 섭취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건식 사료만 먹는 고양이는 수분 섭취량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어, 습식 사료를 일부 혼합해 급여하면 자연스럽게 수분 보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사료 종류를 급격히 바꾸면 소화기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서서히 비율을 조절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보호자가 눈여겨봐야 할 신호로는 소변량과 배뇨 횟수 변화가 있다. 평소보다 화장실을 자주 들락거리거나 배뇨 시 울음소리를 내는 경우,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거나 색이 진해지는 경우는 방광염이나 요로결석 초기 증상일 수 있다. 특히 수컷 고양이가 화장실에서 힘을 주는데도 소변이 나오지 않는다면 요도 막힘으로 응급 상황일 가능성이 있어 즉시 동물병원을 찾아야 한다.
노령 고양이나 신장 질환을 앓고 있는 고양이는 겨울철 음수량 감소에 더욱 취약할 수 있다. 신장 기능이 떨어진 고양이는 수분 부족이 신장 부담을 가중시켜 상태를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평소 음수량을 눈대중으로라도 기록해두고 급격한 변화가 있는지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사료나 간식에 물을 섞어 주는 방법도 수분 보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겨울철 고양이의 수분 섭취를 지키려면 물그릇을 난방이 적절한 실내 공간에 여러 개 분산 배치하고, 정기적으로 물을 갈아주며 신선함을 유지하는 것이 기본이다. 습식 사료 병행, 순환형 급수기 활용과 함께 배뇨 횟수나 양의 변화를 꾸준히 살피고, 이상 신호가 보이면 지체 없이 동물병원 진료를 받는 것이 고양이의 비뇨기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