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산책을 마치고 돌아온 반려견이 유독 발을 자주 핥거나 바닥에 발을 끌듯 걷는다면 발바닥 상태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겨울철 도심 보행로와 차도 인근에는 눈과 빙판을 녹이기 위해 제설제가 뿌려지는데, 이 성분이 반려견 발바닥에 자극을 주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산책 후 발을 씻기지 않고 방치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피부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제설제에는 주로 염화칼슘과 염화나트륨 계열 성분이 들어간다. 이들 물질은 눈을 빠르게 녹이는 효과가 있지만 동시에 주변의 수분을 강하게 끌어당기는 특성을 가진다. 보행로에 남은 제설제 알갱이나 녹은 액체를 반려견이 밟고 지나가면 발바닥 표면의 수분이 함께 빠져나가면서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다.
반려견의 발바닥 패드는 두꺼운 각질층으로 덮여 있지만 사람의 발바닥보다 상대적으로 얇고 민감한 구조다. 눈과 얼음이 섞인 도로를 반복적으로 걸으면 마찰로 미세한 균열이 먼저 생기고, 이 틈으로 제설제 성분이 스며들면서 자극이 더 쉽게 일어난다. 추운 날씨로 혈액순환이 줄어드는 것도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증상은 산책 직후 발을 자꾸 핥거나 깨무는 행동으로 먼저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시간이 지나면 발바닥 패드 표면이 하얗게 뜨거나 갈라지고, 심한 경우 붉어지거나 살짝 벗겨지는 모습이 관찰된다. 걸음걸이가 평소와 다르게 절뚝거리거나 특정 발을 디디지 않으려는 모습을 보이면 이미 자극이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문제는 세척이 늦어질수록 자극이 누적된다는 점이다. 발바닥에 묻은 제설제 성분이 마르면서 결정 형태로 남으면 접촉 시간이 길어지는 만큼 피부 건조와 자극도 함께 심해진다. 집에 돌아온 뒤 바로 닦지 않고 몇 시간 방치하면 그 사이 발바닥은 계속 수분을 빼앗기는 상태에 놓이게 된다.

갈라진 발바닥은 조기 발견이 중요 /사진=AI 생성 이미지
가장 기본적인 관리법은 산책을 마치면 가능한 한 빨리 미지근한 물로 발바닥을 헹구는 것이다. 발가락 사이사이까지 꼼꼼히 씻어내야 발가락 틈에 남은 제설제 잔여물까지 제거할 수 있다. 세척 후에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충분히 닦아내 습한 상태로 방치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습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반려동물용으로 제작된 발바닥 전용 보습제나 밤 제품을 얇게 발라주면 건조와 갈라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사람이 쓰는 로션이나 크림은 반려동물이 핥았을 때 몸에 해로운 성분이 포함될 수 있어 사용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외출 자체를 조금 더 세심하게 계획하는 것도 방법이다. 제설제가 많이 뿌려진 큰길이나 상가 앞 보행로보다는 비교적 깨끗한 공원이나 흙길을 산책로로 선택하면 접촉을 줄일 수 있다. 필요하다면 반려동물용 산책화나 발바닥 보호용 왁스를 활용해 피부가 직접 닿는 것을 막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노령견이나 당뇨 등 기저질환이 있는 반려견은 피부 회복력이 떨어져 있어 작은 균열도 쉽게 악화될 수 있다. 이런 반려견을 키우는 보호자라면 산책 후 발바닥을 매번 눈으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평소보다 걸음을 피하거나 자리에 앉아 발을 핥는 시간이 늘었다면 더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발바닥이 깊게 갈라져 피가 나거나, 세척과 보습을 며칠 이어가도 절뚝거림이 계속되면 자가 관리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태일 수 있다. 이런 경우에는 미루지 말고 동물병원을 찾아 상처 상태를 확인하고 적절한 처치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겨울철에는 산책 후 발바닥 세척과 보습을 하나의 일상 습관으로 만들어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예방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