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백신 접종이나 혈액제제 투여를 앞둔 환자들 중에는 제품 공급이 늦어져 일정을 미루는 경우가 있다. 백신, 혈장분획제제, 유전자재조합의약품 등 생물학적제제는 출하 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국가검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검정 기간이 공급 지연의 한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최근 식약처는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검정 심사 기간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사람이나 동물, 미생물에서 유래한 원료로 만들어지는 의약품을 말한다. 백신과 혈액에서 분리한 혈장분획제제, 항체의약품, 유전자재조합의약품 등이 포함된다. 화학적으로 합성되는 일반 의약품과 달리 제조 과정의 미세한 차이가 품질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별도의 관리체계가 적용된다.
이런 특성 때문에 생물학적제제는 제조사의 자체 품질검사를 통과한 뒤에도 출하 전에 국가검정이라는 별도 절차를 거치도록 돼 있다. 식약처 산하 검정기관이 제품을 직접 시험해 안전성과 효능 기준을 충족하는지 다시 확인하는 제도로, 제조사 검사와는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식약처에 따르면 국가검정에 걸리는 기간이 제품별로 수주에서 수개월까지 차이가 나면서 일부 품목의 공급 일정에 영향을 줘 왔다. 이에 식약처는 검정 자료 전산 제출체계를 정비하고 사전 검토 절차를 도입하는 등 전체 심사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계절성이 뚜렷한 백신이나 공급이 제한적인 혈액제제, 혈우병 등 희귀질환 치료에 쓰이는 제제는 검정 지연이 곧바로 환자 치료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의료 현장에서는 품질 저하 없이 절차를 효율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꾸준히 나왔다.

백신 등 생물학적제제는 엄격한 품질관리 거쳐 공급 /사진=AI 생성 이미지
검정 기간이 줄어들면 백신 접종 시기나 희귀질환 치료용 제제의 공급이 보다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매년 유행 시기가 정해진 백신이나 대체 치료제가 많지 않은 혈액제제의 경우 체감 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정 기간을 줄이는 과정에서 품질 확인이 느슨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전제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생물학적제제는 제조 공정의 작은 변화에도 안전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절차 단축과 함께 사후 이상반응 모니터링 체계를 함께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관련 학회와 전문가들은 검정 효율화 자체에는 공감하면서도 기준 완화가 아니라 행정 절차의 개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한다. 전자 데이터 제출이나 사전 검토 같은 방식은 심사의 질을 유지하면서 속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으로 거론된다.
미국 식품의약국이나 유럽 의약품청 등 해외 규제기관도 생물학적제제에 대해 유사한 사전 검토, 신속 심사 제도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 제도 개편도 이런 흐름과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환자 입장에서는 접종하거나 투여받는 생물학적제제의 제품명과 제조번호를 접종증명서나 투여 기록을 통해 확인해 두는 것이 좋다. 접종이나 투여 후 발열, 발진, 호흡곤란 등 이상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의료기관을 찾고, 식약처나 관할 보건소에 신고해 기록을 남기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