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보유한 건강정보와 유전정보를 활용해 새로운 질병 치료법을 개발하고 개인별 맞춤의료를 실현하기 위한 국가 차원의 바이오데이터 구축사업이 참여 대상을 확대한다. 그동안 건강검진 수검자를 중심으로 운영됐던 일반인 참여 기준이 완화되면서 더 많은 국민이 의학 연구에 동참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업통상부, 질병관리청은 지난 15일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구축사업의 일반인 참여 기준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국가건강검진이나 종합건강검진을 받지 않았더라도 참여자 모집기관의 연구 관련 검사 절차를 거쳐 사업에 참여할 수 있다.
국가통합바이오빅데이터 구축사업은 국민이 자발적으로 제공한 건강정보와 유전정보를 체계적으로 수집하고 관리해 의학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국가 연구사업이다.
질병의 발생과 진행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특성, 생활환경,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하면 질환의 위험을 예측하고 환자별 특성에 적합한 치료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암과 희귀질환처럼 환자마다 질병의 특성과 치료 반응이 다른 분야에서 데이터의 가치가 크다. 충분한 규모의 임상정보와 유전체 정보가 확보되면 기존 연구에서 발견하기 어려웠던 질병 관련 신호를 분석하거나 새로운 바이오마커를 발굴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이번 기준 완화는 모집 대상의 다양성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건강검진 수검자만을 중심으로 데이터를 확보할 경우 검진 참여 여부에 따라 연구 참여자의 특성이 한쪽으로 치우칠 수 있다. 더 다양한 건강 상태와 연령대의 국민이 참여하면 연구에 활용할 수 있는 자료의 범위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부는 사업 참여 확대를 알리기 위해 지난 15일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에서 바이오데이터 기증 행사도 개최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을 비롯한 보건의료 및 인공지능 분야 관계자 약 40명이 동의 절차와 채혈, 신체계측 등을 거쳐 생체자료 기증에 참여했다.
행사에서는 사업 추진 현황과 함께 오는 11월 예정된 첫 연구데이터 개방 계획도 공유됐다. 데이터가 연구 목적으로 활용되면 신약 개발과 첨단 의료기기, 의료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데이터의 규모가 커지는 것만으로 정밀의료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연구자료의 정확성과 표준화 수준, 환자군의 대표성, 장기간의 추적관찰 여부 등이 실제 연구 성과를 좌우할 수 있다.
건강정보와 유전정보의 민감성을 고려한 개인정보 보호도 중요하다. 유전체 정보는 개인의 질환 관련 특성을 파악하는 데 활용될 수 있어 일반적인 생활정보보다 신중한 관리가 필요하다.
따라서 연구 참여자는 개인정보와 생체자료가 어떤 목적으로 수집되고 누구에게 어떤 절차로 제공되는지 충분히 이해한 뒤 동의해야 한다. 정부와 연구기관 역시 데이터 활용 과정의 투명성을 확보하고 접근 권한과 보안체계를 엄격히 관리해야 한다.
연구 참여를 희망하는 국민은 공식 사업 안내와 모집기관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건강검진 대상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참여가 제한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검사 항목과 절차는 모집기관의 안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의료계에서는 이번 정책이 국내 정밀의료 연구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연구사업 참여가 곧바로 개인의 질병 진단이나 맞춤치료 제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며, 데이터 축적과 연구 성과의 임상 적용 사이에는 추가적인 검증 과정이 필요하다.
결국 정책의 성패는 국민이 안심하고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고, 축적된 데이터가 실제 의료 발전으로 연결되도록 하는 데 달려 있다. 정부의 데이터 활용 역량뿐 아니라 연구윤리와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