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과 저녁으로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유난히 먹을 것이 자꾸 생각난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식욕이 증가하는 현상은 단순한 기분 탓이 아니라 몸의 자연스러운 반응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체중 관리를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갑자기 늘어난 식욕 앞에서 당황하기 쉽다. 환절기에 식욕이 늘어나는 이유를 알아두면 불필요한 자책 없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환절기 식욕 증가의 배경에는 일조량 변화가 있다. 가을로 접어들며 낮이 짧아지면 햇빛을 쬐는 시간이 줄어들고, 이는 기분을 조절하는 세로토닌 분비에 영향을 준다. 세로토닌 수치가 낮아지면 뇌는 탄수화물이 풍부한 음식을 먹어 이를 보충하려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그래서 유독 가을철에는 빵이나 면 요리, 단 음식이 당기는 경우가 많다.
기온이 떨어지는 것도 식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몸은 평소보다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기초대사량이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대사량이 늘어난 만큼 몸은 더 많은 열량을 요구하게 되고, 그 신호가 바로 식욕으로 나타난다. 추위에 대비해 체지방을 축적하려는 신체의 오래된 생존 반응이라는 해석도 있다.
날씨가 선선해지면 활동량이 줄어드는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더운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야외 활동이 많아 식욕이 다소 억제되지만, 가을이 되면 쾌적한 날씨 탓에 오히려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움직임은 줄면서도 입맛은 더 좋아지는 역설적인 상황이 벌어진다. 이런 변화가 겹치면 자신도 모르게 섭취하는 열량이 늘어날 수 있다.

선선한 날씨 속 가벼운 외출로 활동량 유지 [그림=메디닉스DB]
다이어트를 진행 중인 사람에게는 이런 환절기 식욕 변화가 특히 까다롭게 느껴진다. 평소보다 허기를 자주 느끼고 식사량을 조절하기 어려워지면서 계획했던 식단이 무너지기 쉽다. 일부는 식욕을 억지로 참다가 오히려 폭식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어, 무작정 참는 전략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첫 번째 대처법은 식사 구성을 바꾸는 것이다. 같은 양을 먹더라도 채소나 해조류 같은 식이섬유, 달걀이나 두부 같은 단백질을 먼저 섭취하면 포만감이 오래 유지된다. 식사 순서를 국이나 채소 반찬부터 시작해 탄수화물을 나중에 먹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아 과식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다.
규칙적인 식사 시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를 거르거나 끼니 간격이 지나치게 벌어지면 다음 식사에서 폭식할 가능성이 커진다. 하루 세 끼를 비슷한 시간에 챙기고, 식사 사이에 공복이 길어질 경우 견과류나 과일 같은 가벼운 간식을 소량 섭취해 혈당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수면 관리도 환절기 식욕 조절에서 빠질 수 없는 요소다. 수면이 부족하면 식욕을 촉진하는 호르몬인 그렐린 분비가 늘고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호르몬은 줄어들어 평소보다 쉽게 허기를 느끼게 된다. 날씨가 선선해져 잠자리가 편해진 만큼 오히려 충분한 수면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식욕을 다스리는 데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다.

충분한 수면이 식욕 호르몬 조절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활동량을 의도적으로 늘리는 것도 방법이다. 쌀쌀한 날씨 탓에 야외 운동이 꺼려진다면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스트레칭이나 가벼운 근력 운동으로 대체해 움직임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짧게라도 걷기 운동을 거르지 않고 이어가면 식욕과 활동량 사이의 균형을 맞추는 데 보탬이 된다.
갈증과 허기를 혼동하는 것도 환절기에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건조한 공기 속에서 수분 섭취가 줄면 몸은 이를 배고픔으로 잘못 해석하는 경우가 있다. 식사 전 물 한 컵을 마시거나 설탕이 들어가지 않은 따뜻한 차를 마시는 습관을 들이면 불필요한 간식 섭취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환절기 식욕 증가는 대부분 일시적인 생리 현상으로 심각하게 걱정할 일은 아니지만, 평소와 달리 식욕이 지나치게 늘거나 체중이 단기간에 급격히 변한다면 다른 원인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갑작스러운 체중 변화나 식욕 이상이 몇 주 이상 이어진다면 내분비내과나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의와 상담해 원인을 확인해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