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 사이 실내 클라이밍장이 전국 곳곳에 생기면서 운동 삼아 처음 벽을 오르는 사람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 클라이밍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자 중 일부는 손목이나 전완부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 체중을 손끝으로 지탱하는 동작이 많은 운동 특성상 준비 운동 없이 무리하게 동작을 시도하면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는 지적이 나온다.
클라이밍은 손가락과 손목, 전완근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운동이다. 벽에 매달린 상태에서 몸 전체 체중을 작은 손잡이 하나로 버텨야 하는 순간이 많아 다른 운동보다 손목 관절과 주변 인대에 걸리는 부담이 크다. 특히 입문자는 아직 손 근력과 코어 힘이 충분히 길러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급자의 동작을 따라 하려다 손목을 과도하게 꺾거나 비트는 자세를 취하기 쉽다.
대표적으로 나타나는 손목 부상은 손목 염좌와 전완부 근육의 미세 손상이다. 손목을 과도하게 젖힌 채 매달리거나, 떨어질 때 손목으로 체중을 받아내며 바닥을 짚는 동작이 반복되면 인대와 힘줄에 작은 손상이 누적될 수 있다. 처음에는 가벼운 뻐근함으로 느껴지다가 통증이 점점 심해지고, 손목을 꺾거나 물건을 쥘 때 불편감이 커지는 경우가 흔하다.
전완부 근육 피로도 자주 보고되는 증상이다. 클라이밍을 할 때는 손가락 끝으로 작은 홀드를 쥐는 동작이 반복되는데, 이 과정에서 전완 굴곡근이 지속적으로 긴장 상태에 놓인다. 평소 손을 많이 쓰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오랜 시간 매달리기를 반복하면 전완근이 과도하게 부어오르거나 뻣뻣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심하면 팔꿈치 안쪽까지 통증이 번지기도 한다.

손끝과 전완근에 체중이 집중되는 클라이밍 동작 [그림=메디닉스DB]
전문가들은 클라이밍 입문자에게 운동 전후 충분한 준비 운동과 마무리 스트레칭을 강조한다. 손목과 손가락, 전완근을 천천히 돌리고 펴주는 동작으로 관절과 근육을 예열한 뒤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운동을 마친 뒤에도 같은 부위를 가볍게 늘려주는 스트레칭을 해주면 근육 긴장이 풀리고 다음 날 통증이나 뻣뻣함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신의 체력과 실력에 맞지 않는 난이도에 무리하게 도전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초보자는 주변 상급자의 루트를 그대로 따라 하기보다 강사나 코치의 지도에 따라 쉬운 난이도부터 단계적으로 올라가는 것이 안전하다. 손목에 통증이 느껴지는데도 참고 계속 매달리면 작은 손상이 누적돼 만성적인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손목 보호대나 테이핑을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거론된다. 손목을 적절히 고정해 주는 테이핑이나 보호대는 운동 중 관절이 과도하게 꺾이는 것을 막아주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다만 보호 장비에만 의존해 무리한 동작을 반복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장비는 보조적인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손목 보호를 위해 테이핑하는 클라이밍 입문자 [그림=메디닉스DB]
추락 시 대처 방법을 미리 익혀두는 것도 부상 예방에 중요하다. 클라이밍장에서는 낙하 매트가 설치돼 있지만, 떨어질 때 손목으로 체중을 받치며 바닥을 짚으면 손목 부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떨어질 때는 손목이 아니라 팔 전체와 몸통으로 충격을 분산시키는 자세를 익혀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평소 손목이나 전완부에 기존 질환이 있는 사람은 클라이밍을 시작하기 전 의료진과 상담하는 것이 좋다. 손목터널증후군이나 건초염 등의 병력이 있다면 클라이밍으로 증상이 악화될 수 있어 운동 강도와 빈도를 조절할 필요가 있다. 운동 중 통증이 느껴지면 즉시 중단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습관도 중요하다.
클라이밍 후 손목이나 전완부에 통증이 생겼다면 우선 운동을 멈추고 냉찜질로 부기와 열감을 가라앉히는 것이 도움이 된다. 하루 이상 쉬어도 통증이 줄지 않거나 손목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심한 통증, 저림, 붓기가 지속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