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을 보다가 글자 가운데가 흐릿하게 뭉개지거나 창틀처럼 반듯해야 할 선이 구불구불하게 휘어 보인다면 황반변성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황반변성은 망막 중심부인 황반에 변성이 생겨 중심 시력이 서서히 떨어지는 질환으로 중장년층 실명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정확한 발병 기전은 아직 완전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노화와 흡연, 유전, 만성질환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장 대표적인 원인은 노화다. 나이가 들면서 망막 아래 노폐물이 쌓이고 혈류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 황반 조직이 서서히 손상되기 쉽다. 대한안과학회에 따르면 황반변성은 주로 60대 이후에 발병률이 높아지며 연령이 높아질수록 위험도 함께 커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고령층은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저검사를 받는 것이 권고된다.
흡연은 황반변성의 위험을 크게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담배 연기 속 유해물질이 망막 혈관에 산화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혈류를 방해해 황반 조직의 노화를 앞당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황반변성 발병 위험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여러 차례 보고된 바 있다. 금연은 황반변성뿐 아니라 다른 안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요인도 무시할 수 없다. 가족 중 황반변성을 앓은 사람이 있다면 본인도 발병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정 유전자 변이가 망막 조직의 염증 반응이나 노폐물 처리 능력에 영향을 미쳐 황반변성 발병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도 이어지고 있다.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증상이 없더라도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에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기적인 안저검사가 조기 발견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자외선과 블루라이트에 장시간 노출되는 것도 위험요인으로 거론된다. 강한 햇빛이나 전자기기 화면에서 나오는 청색광이 망막 세포에 산화 손상을 누적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야외활동이 많거나 스마트폰과 컴퓨터 화면을 장시간 들여다보는 생활습관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외선 차단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등 눈을 보호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고혈압과 당뇨병, 고지혈증 같은 만성질환도 황반변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질환은 전신 혈관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데 망막 혈관 역시 예외가 아니어서 혈류 순환이 저하되면 황반 조직에 산소와 영양 공급이 원활하지 않게 될 수 있다. 심혈관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라면 정기적인 혈압과 혈당 관리와 함께 안과 검진도 함께 챙기는 것이 좋다.
비만이나 고지방 식습관 역시 위험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체내 산화 스트레스가 증가하고 염증 반응이 활성화되면 망막 조직의 노화가 촉진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녹황색 채소나 등푸른 생선에 풍부한 항산화 영양소와 오메가3 지방산은 황반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균형 잡힌 식습관이 예방 차원에서 권장된다.

항산화 식품 섭취가 황반 건강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황반변성은 크게 건성과 습성으로 나뉘는데 원인 작용 방식에도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성은 노화에 따라 황반 조직이 서서히 얇아지고 노폐물이 쌓이면서 진행되는 반면 습성은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자라나 출혈이나 부종을 일으키며 빠르게 시력이 저하될 수 있다. 습성은 진행 속도가 빠른 만큼 시야 이상을 느꼈을 때 지체하지 않고 안과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황반변성은 초기에는 자각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특히 중요하다. 질병관리청은 40대 이후부터는 특별한 이상이 없더라도 1년에 한 번 정도 안과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흡연, 고혈압, 당뇨 등 위험요인을 갖고 있다면 검진 주기를 더 짧게 가져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상에서는 금연과 함께 자외선 차단, 균형 잡힌 식사, 만성질환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황반변성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쪽 눈씩 번갈아 가려 사물이 휘어 보이거나 시야 중심이 흐릿해지는지 스스로 점검해보는 것도 이상 신호를 빨리 알아차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변화가 느껴진다면 미루지 말고 안과를 방문해 정확한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