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와 목 뒤가 뻐근하고 등 근육이 뭉쳐 통증이 가시지 않을 때 한의원이나 부항 전문점을 찾아 시술을 받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적지 않다. 둥근 컵을 피부에 붙여 음압을 만드는 부항은 혈액순환을 돕고 뭉친 근육을 풀어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정확한 작용 원리와 효과의 한계, 주의해야 할 대상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부항은 유리나 플라스틱으로 만든 컵을 피부에 밀착시킨 뒤 내부 공기를 빼내 음압을 만들어 피부와 그 아래 조직을 컵 안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이 과정에서 해당 부위의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피부 표면에 붉거나 자주색 자국이 남는데 이는 출혈이 아니라 혈액이 조직 사이로 일시적으로 퍼지면서 생기는 현상으로 설명된다.
부항을 받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기대하는 효과는 혈액순환 촉진과 근육 긴장 완화다. 음압으로 피부와 근막이 당겨지면서 국소 부위의 혈류가 일시적으로 늘어나고 뭉쳐 있던 근막과 근육이 이완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술 직후 어깨나 등이 한결 가벼워졌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아 만성 근육통이나 어깨결림 완화 목적으로 부항을 찾는 경우가 흔하다.
다만 부항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는 아직 제한적이라는 게 중론이다. 여러 임상 연구에서 부항이 요통이나 목 통증 등 일부 근골격계 통증을 단기적으로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지만 연구 규모가 작고 위약 효과와 구분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함께 지적된다. 대한한의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도 부항을 보조적인 관리 수단으로 접근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부항은 음압으로 혈류를 늘려 근육 이완을 돕는다 [그림=메디닉스DB]
부항은 크게 컵만 붙이는 건식 부항과 피부에 작은 상처를 낸 뒤 컵을 붙여 소량의 혈액을 배출시키는 습식 부항으로 나뉜다. 건식 부항은 비교적 자극이 적어 일반적인 어깨결림이나 근육 피로 완화 목적으로 많이 쓰이는 반면 습식 부항은 피부 손상을 동반하기 때문에 감염 위험이 있어 반드시 위생 관리가 철저한 의료기관에서 받는 것이 안전하다.
부항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진 증상은 주로 어깨결림, 목과 등의 근육통, 만성 피로로 인한 근육 뻣뻣함 등이다. 오래 앉아 일하는 직장인이나 반복적인 자세로 특정 근육을 과사용하는 사람들이 일시적인 통증 완화를 목적으로 부항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이는 어디까지나 증상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보조적 수단이며 근본 원인을 치료하는 방법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특히 디스크나 척추관협착증처럼 신경 압박이 원인인 통증, 관절염이나 자가면역질환에 의한 만성 통증은 부항만으로 개선되기 어렵다. 이런 경우 통증이 일시적으로 줄어든 것처럼 느껴져 병원 진료를 미루다가 증상이 악화되는 사례도 있어 통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저림, 근력 저하가 동반된다면 정형외과나 신경외과 진료를 먼저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부항 시술 뒤 남는 붉거나 검붉은 자국은 대개 며칠에서 일주일 안에 자연스럽게 옅어진다. 다만 같은 부위에 반복적으로 강한 부항을 받으면 피부 자극이 누적되거나 색소침착이 남을 수 있어 시술 간격을 충분히 두는 것이 좋다. 시술 부위에 열감이나 가려움, 진물이 생기는 등 이상 반응이 나타나면 즉시 시술을 중단하고 피부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시술 후 남은 자국은 대개 며칠 안에 옅어진다 [그림=메디닉스DB]
부항을 피해야 하는 사람도 있다. 혈액응고 장애가 있거나 항응고제를 복용 중인 경우, 임신 중인 경우, 당뇨나 정맥류로 피부 재생 능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멍이 심하게 들거나 상처 회복이 더뎌질 수 있어 시술 전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야 한다. 피부염이나 상처, 화상 부위, 종양이 있는 부위에도 직접 부항을 받아서는 안 된다.
습식 부항의 경우 소독되지 않은 도구를 사용하거나 비의료기관에서 시술받을 경우 감염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침습적 시술이 포함된 한방 치료는 자격을 갖춘 한의사에게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일회용 부항컵이나 침을 사용하는지, 시술 환경이 위생적으로 관리되는지 확인하는 것도 소비자가 챙겨야 할 부분이다.
부항은 어깨결림이나 근육통을 일시적으로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보조적 관리법이지만 만병통치약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평소 스트레칭과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육을 이완시키고 장시간 같은 자세를 피하는 것이 근본적인 예방책이며 통증이 반복되거나 심해질 경우에는 부항에 의존하기보다 병원을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