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몇 달 된 아기를 목욕시키거나 기저귀를 갈다가 양쪽 고환 중 한쪽이, 혹은 두 쪽 모두 만져지지 않아 놀라는 보호자가 적지 않다. 이런 경우 흔히 '잠복고환'을 의심하게 되는데, 단순히 지켜봐도 되는지 아니면 수술이 필요한지 헷갈려 하는 경우가 많다. 잠복고환은 수술 시기를 놓치면 이후 생식 기능이나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적절한 시점에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잠복고환은 태아 시기 뱃속에 있던 고환이 음낭까지 내려오지 못하고 배 속이나 사타구니 부근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말한다. 남아에게서 비교적 흔하게 나타나며 특히 미숙아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쪽에만 생기는 경우가 많지만 양쪽 모두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생후 초기에는 고환이 저절로 음낭으로 내려오는 경우도 있어 바로 수술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다만 생후 6개월이 지나도 고환이 내려오지 않는다면 자연적으로 자리를 잡을 가능성은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시점이 되면 소아청소년과나 소아외과, 소아비뇨의학과 전문의의 정밀한 진찰이 필요하다.
여러 소아 관련 학회는 생후 6개월에서 1년 전후 사이에 수술을 받는 것을 권장하는 편이다. 너무 어린 시기에는 전신마취 부담을 고려해야 하지만, 지나치게 늦어지면 고환 조직이 손상될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이 시기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는 설명이다. 실제 수술 시점은 아기의 건강 상태와 고환 위치에 따라 담당 의료진이 판단한다.

목욕이나 기저귀 교체 때 고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사진=AI 생성 이미지
수술 시기를 놓치고 방치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보호자들이 알아둘 필요가 있다. 체온보다 낮은 음낭 밖 환경에 고환이 오래 머물면 정자를 만드는 세포가 손상될 수 있어 향후 생식 기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성인이 된 뒤 고환암 발생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질 수 있다는 점도 수술을 미루지 말아야 하는 이유로 꼽힌다.
잠복고환 수술은 흔히 '고환고정술'이라고 불리며, 고환의 위치에 따라 절개 방식이나 복강경을 이용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사타구니 부근에 고환이 있는 경우 작은 절개를 통해 위치를 바로잡는 경우가 많고, 배 속 깊이 있는 경우에는 복강경을 활용해 수술 범위를 줄이기도 한다. 수술은 전신마취 하에 이뤄지며 소요 시간은 길지 않은 편이다.
수술 후에는 대개 당일이나 하루 정도 입원한 뒤 퇴원하는 경우가 많다. 상처 부위가 붓거나 멍이 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가라앉는 것이 일반적이며, 통증이 있으면 처방받은 약으로 조절한다. 기저귀로 인해 상처 부위가 자극되지 않도록 청결을 유지하고, 담당 의료진이 안내한 기간 동안 심한 움직임이나 목욕은 피하는 것이 좋다.
수술 후에는 일정 기간을 두고 외래에서 고환 위치와 크기를 확인하는 추적 관찰이 이뤄진다. 드물게 수술한 고환이 다시 위로 올라가거나 성장이 더딘 경우가 있어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이런 변화를 조기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신마취 후 복강경이나 절개로 고환을 고정한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한편 보호자들이 혼동하기 쉬운 '자리옮김고환'이라는 상태도 있다. 이는 날씨가 차거나 아기가 놀랄 때 근육 반사로 고환이 위로 올라갔다가 평소에는 다시 음낭으로 내려오는 정상적인 변이로, 실제 잠복고환과는 다르다. 집에서 한 번 만져지지 않았다고 바로 수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므로, 전문의의 반복적인 진찰을 통해 정확히 구분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보호자는 아기를 목욕시키거나 기저귀를 갈 때 양쪽 음낭에 고환이 고르게 만져지는지 평소에 살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생후 6개월이 지나도 고환이 느껴지지 않거나 한쪽만 작게 느껴진다면 지체하지 말고 소아 관련 전문 진료를 받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