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를 씻기거나 기저귀를 갈다가 음낭 한쪽이 유난히 작거나 밋밋해서 고환이 잘 만져지지 않는다며 당황하는 보호자가 적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흔히 의심되는 것이 신생아 잠복고환으로, 고환이 원래 자리인 음낭까지 완전히 내려오지 못하고 복부나 서혜부 부근에 머물러 있는 상태를 가리킨다.
잠복고환은 특별히 드문 질환이 아니며, 특히 예정보다 일찍 태어난 조산아에서 더 자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삭으로 태어난 아기라도 한쪽 혹은 양쪽 고환이 제자리에 없는 상태로 출생하는 경우가 있어, 신생아 검진 과정에서 종종 발견된다.
고환은 태아 시기에 복부 안쪽에서 만들어진 뒤 임신 후반기에 서혜부를 거쳐 음낭으로 서서히 내려오는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이 출생 전까지 충분히 완료되지 않으면 고환이 중간 어딘가에 머무르게 되는데, 정확한 원인이 하나로 단정되기보다는 호르몬 분비나 발달 과정의 여러 요인이 겹쳐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행히 적지 않은 경우 출생 후 몇 개월 사이에 고환이 자연스럽게 음낭으로 내려온다. 특히 생후 3개월에서 6개월 사이까지는 자연적인 하강이 이어질 수 있어, 이 시기까지는 특별한 처치 없이 경과를 지켜보는 것이 일반적인 접근으로 알려져 있다.

목욕 뒤 자연스럽게 살펴볼 수 있는 시기 /사진=AI 생성 이미지
다만 날씨가 추울 때나 아기가 놀랐을 때 고환이 음낭 위쪽으로 올라가고 목욕 등으로 몸이 따뜻해지면 다시 내려오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근육 반사에 의한 일시적인 움직임으로 진짜 잠복고환과는 구분된다. 이런 활동성 고환은 대부분 별다른 치료 없이 성장하면서 저절로 자리를 잡는다.
반면 생후 6개월 이후에도 고환이 계속 만져지지 않거나 한쪽으로만 치우쳐 있다면 가볍게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잠복고환을 오래 방치하면 성인이 된 뒤 생식 능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드물게는 고환 염전이나 고환 종양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는 점이 알려져 있어 적절한 시기에 확인이 필요하다.
진단은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이 서혜부와 음낭을 직접 촉진해 고환의 위치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촉진만으로 위치가 분명하지 않을 때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고환이 복부나 서혜부 어느 지점에 있는지 조금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도 한다.

촉진으로 고환 위치를 확인하는 진료 과정 /사진=AI 생성 이미지
한쪽 고환만 내려오지 않은 경우가 양쪽 모두 내려오지 않은 경우보다 상대적으로 흔하다. 양쪽 모두 만져지지 않는 경우에는 드물게 다른 신체 이상이 동반될 수 있어 조금 더 세심한 진찰과 추가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생후 6개월에서 1년 사이까지도 고환이 자연적으로 내려오지 않으면 소아청소년과나 소아비뇨의학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권장된다. 이 시기 이후에는 자연 하강을 기대하기보다 전문의와 상담해 다음 단계를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집에서는 아기가 목욕 후 몸이 따뜻해지고 긴장이 풀렸을 때 음낭을 가볍게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때 양쪽 음낭의 크기와 모양을 비교해 보면 한쪽만 유난히 작거나 비어 있는 느낌이 드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출생 직후 신생아 검진과 이후 영유아 건강검진에서 고환 상태를 꼭 확인받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관리 방법이다. 생후 6개월이 지나도 고환이 만져지지 않거나 양쪽 크기가 눈에 띄게 다르다면 미루지 말고 소아청소년과를 찾아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