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기침이 한 달 넘게 가고 피로감이 좀처럼 풀리지 않을 때, 많은 사람이 감기 뒤 여독이나 기관지염 정도로 여기고 넘긴다. 하지만 이런 증상이 몇 주 이상 이어진다면 결핵이나 폐렴 못지않게 사르코이드증이라는 드문 염증성 질환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사르코이드증은 전염성이 없는 만성 육아종성 질환으로 폐와 림프절을 비롯한 여러 장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사르코이드증은 원인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전신성 염증 질환이다. 면역세포가 특정 조직에 비정상적으로 모여 작은 염증 덩어리인 육아종을 형성하는 것이 특징이며, 폐와 가슴 속 림프절에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 이 때문에 흉부 엑스레이나 컴퓨터단층촬영에서 양쪽 폐문부 림프절이 커진 소견이 발견돼 결핵이나 림프종으로 오인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관련 학회 자료에 따르면 사르코이드증은 초기에 별다른 증상이 없어 건강검진 중 우연히 발견되는 사례가 많다고 알려져 있다.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마른기침, 숨이 차는 느낌, 가슴 답답함, 전신 피로감 등이 서서히 진행되는 양상을 보이며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지속될 수 있다.
폐 외에도 피부, 눈, 심장, 신경계 등 거의 모든 장기에 육아종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사르코이드증의 특징이다. 피부에는 붉고 단단한 결절이 다리 앞쪽에 잘 생기는 결절성 홍반이 동반되기도 하고, 눈에는 포도막염 형태로 시야가 흐려지거나 눈이 붓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다양한 증상 때문에 진단까지 여러 과를 거치는 경우도 흔하다.

사르코이드증에 동반되는 피부 결절성 홍반 /사진=AI 생성 이미지
결핵이나 세균성 폐렴과 사르코이드증을 구분하기 어려운 이유는 영상 소견이 비슷하게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사르코이드증은 전염성이 없고 항생제나 결핵 치료제로 호전되지 않는다는 차이가 있다. 따라서 기침이나 폐 영상 이상이 결핵 치료에도 반응하지 않는다면 사르코이드증을 포함한 다른 원인을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진단을 위해서는 흉부 컴퓨터단층촬영과 함께 폐 기능 검사, 혈액검사가 시행되며 최종적으로는 침범된 조직에서 조직검사를 통해 비건락성 육아종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결핵, 진균 감염, 악성 종양 등 육아종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을 배제하는 것이 중요한 절차로 꼽힌다.
치료 방향은 침범된 장기와 증상의 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진다. 증상이 가볍거나 폐 침범이 경미한 경우에는 별다른 치료 없이 경과를 관찰하는 동안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사례도 상당수 보고돼 있다. 반면 폐 기능이 뚜렷하게 떨어지거나 심장, 신경계, 눈 등 중요한 장기를 침범한 경우에는 스테로이드를 비롯한 약물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폐 침범 정도에 따라 치료 방향이 달라진다 /사진=AI 생성 이미지
일부에서는 사르코이드증이 만성으로 진행하면서 폐 조직이 섬유화돼 호흡 기능이 점차 떨어지는 경우도 있어 정기적인 추적 관찰이 권장된다. 특히 심장을 침범하는 심장 사르코이드증은 부정맥이나 심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어 드물지만 주의가 필요한 형태로 알려져 있다.
사르코이드증은 특정 연령이나 성별에 국한되지 않지만 비교적 젊은 성인에서 진단되는 경우가 많고, 가족력이나 특정 유전적 요인이 발병 위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돼 있다. 다만 흡연이나 특정 감염이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할 만한 근거는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태다.
마른기침이나 설명되지 않는 피로감이 4주 이상 이어지거나, 건강검진에서 폐 림프절이 커져 있다는 소견을 받았다면 호흡기내과나 관련 전문 진료과를 찾아 추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결핵 치료를 받았는데도 증상이나 영상 소견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사르코이드증 가능성을 다시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피부 결절이나 시야 이상 등 다른 장기 증상이 동반된다면 해당 증상을 함께 전달하는 것이 정확한 진단에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