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가슴 한가운데가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느껴지고 그 통증이 등이나 허리 쪽으로 옮겨간다면 단순한 근육통으로 넘기지 말아야 한다. 이런 양상은 대동맥박리의 전형적인 신호로 알려져 있으며, 치료가 늦어지면 짧은 시간 안에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응급질환이다.
대동맥박리는 심장에서 나와 온몸으로 혈액을 보내는 가장 큰 혈관인 대동맥의 내벽이 찢어지면서 혈액이 혈관벽 사이로 파고들어 벽을 분리시키는 상태를 말한다. 찢어진 틈으로 혈류가 계속 밀려들면 대동맥벽이 부풀거나 파열될 위험이 커지고, 심장과 주요 장기로 가는 혈류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대표적인 증상은 가슴 중앙이나 등 쪽에서 느껴지는 극심하고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다. 통증이 시작된 자리에 머물지 않고 목이나 등, 허리, 복부 쪽으로 이동하는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통증이 번지는 방향을 살피는 것이 다른 흉통과 구별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많은 환자와 보호자가 이런 증상을 심근경색으로 오인해 대처 시점을 놓치는 경우가 있다. 심근경색은 주로 가슴이 조이거나 눌리는 듯한 통증으로 나타나는 반면, 대동맥박리는 칼로 베이거나 찢어지는 듯한 통증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근경색과 혼동되기 쉬운 가슴 통증 /사진=AI 생성 이미지
두 질환을 구별하는 또 다른 단서로 양쪽 팔다리의 혈압 차이가 꼽힌다. 대동맥박리로 혈류가 막히는 부위에 따라 좌우 팔의 혈압이나 맥박이 다르게 측정될 수 있으며, 이런 비대칭은 심근경색에서는 흔하지 않은 소견이다. 심전도 검사에서 뚜렷한 이상이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어 진단에 주의가 필요하다.
고혈압은 대동맥박리의 가장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오랜 기간 혈압이 조절되지 않으면 대동맥벽이 약해지고 탄력을 잃어 작은 압력 변화에도 내벽이 손상되기 쉬워진다. 동맥경화나 선천적 결체조직질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도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동맥박리는 찢어진 위치에 따라 진행 속도와 위험도가 크게 달라진다. 심장에서 가까운 부위가 찢어진 경우 치료가 지체될수록 시간이 지날 때마다 사망 위험이 가파르게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어, 증상이 의심되면 곧바로 119에 신고해 응급실로 이동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가 운전이나 대중교통 이용은 피해야 한다.
대동맥박리와 심근경색은 치료 방향이 서로 다르다는 점에서도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이 중요하다. 심근경색 의심 시 사용하는 혈전용해제나 항응고제는 대동맥박리 환자에게 투여하면 출혈을 악화시켜 위험할 수 있어, 응급실에서는 증상만으로 임의로 약을 투여하지 않고 영상검사로 먼저 감별하는 것이 원칙으로 알려져 있다.

영상검사로 대동맥박리를 확인하는 과정 /사진=AI 생성 이미지
진단은 컴퓨터단층촬영(CT) 혈관조영술이나 심장초음파 등을 통해 대동맥 내벽이 찢어진 부위와 범위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상태에 따라 응급 수술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혈압과 심박수를 약물로 조절하며 경과를 지켜보는 치료가 선택되는 경우도 있다.
대동맥박리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혈압을 꾸준히 관리하는 것이다. 고혈압 진단을 받았다면 처방받은 약을 거르지 않고 복용하고, 정기적으로 혈압을 측정해 변화를 살펴야 한다. 금연과 적절한 체중 유지, 과도한 힘이 들어가는 운동을 피하는 것도 혈관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슴이나 등에서 찢어지는 듯한 통증이 갑자기 시작되고 통증 위치가 이동하거나 팔다리의 혈압·맥박이 다르게 느껴진다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평소 고혈압이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은 정기검진으로 대동맥 상태를 확인해 두는 것이 안전을 지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