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침이 3주 넘게 떨어지지 않아 병원을 두 번 찾았지만 처방받은 항생제를 먹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환자가 늘고 있다. 최근 유행 중인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이 원인으로 꼽힌다. 일반 세균성 폐렴과 달리 특정 항생제 계열에 잘 반응하지 않아 진단과 치료 과정에서 혼란을 겪는 경우가 많다.
마이코플라스마 폐렴균은 세균과 바이러스의 중간적 특성을 지닌 비정형 병원체로 분류된다. 일반 세균과 달리 세포벽이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 병원균의 증식 방식과 약물 반응이 다르다. 기침이나 재채기로 생긴 비말을 통해 전파되며 학교, 기숙사, 군대처럼 여러 사람이 밀폐된 공간에서 오래 머무는 환경에서 전파 속도가 빨라진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마이코플라스마 폐렴은 일정한 주기를 두고 유행 규모가 커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날씨가 선선해지고 실내 활동이 늘어나는 가을과 겨울철에 학령기 어린이와 청소년을 중심으로 환자가 늘어나는 양상이 반복돼왔다. 올해도 비슷한 흐름 속에서 의료 현장의 주의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초기 증상은 콧물, 인후통, 두통, 전신 피로감 등으로 일반 감기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증상이 가라앉은 뒤에도 마른기침만 유독 오래 남는 점이 특징적이다. 기침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해져 밤잠을 설칠 정도로 발작적인 양상을 보이기도 하며, 적절한 치료 없이는 3주에서 4주까지 이어지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세포벽 없는 구조라 특정 항생제 안 듣기도 /사진=AI 생성 이미지
치료에 사용되는 항생제를 고를 때도 주의가 필요하다. 이 균은 세포벽이 없어 페니실린이나 세팔로스포린 계열처럼 세포벽 합성을 막는 방식의 항생제가 듣지 않는다. 대신 마크로라이드 계열 항생제가 일차 치료제로 쓰이는데, 최근 국내에서는 이 계열에 내성을 보이는 균주 비율이 높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증상 호전이 더디면 의료진 판단에 따라 테트라사이클린이나 퀴놀론 계열로 약제를 바꾸기도 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인후부 검체를 이용한 유전자 증폭 검사나 혈액 항체 검사가 활용된다. 흉부 엑스선 촬영에서 일반 세균성 폐렴과는 다른 형태의 음영이 관찰되기도 한다. 처방받은 항생제를 복용하고도 사나흘 이상 기침과 발열이 호전되지 않는다면 비정형 폐렴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추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드물지만 폐 바깥쪽으로 증상이 번지는 경우도 있다. 피부 발진이나 관절 통증이 동반되거나 아주 드물게는 뇌수막염, 용혈성 빈혈 같은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소아나 고령층에서 호흡곤란, 가슴 통증, 고열이 계속되면 증상이 악화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어 지체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

증상 악화 땐 재진료로 정밀검사 받아야 /사진=AI 생성 이미지
학령기 어린이와 청소년, 기숙사나 군부대처럼 단체생활을 하는 청년층에서 특히 환자가 많이 발생하는 편이다. 다만 이 질환이 어린이만의 질병이라는 인식과 달리 성인도 얼마든지 감염될 수 있으며, 가족 중 한 명이 걸리면 한 집에 사는 다른 구성원에게로 옮겨가는 사례도 자주 보고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외출 후 손을 깨끗이 씻고, 사람이 많은 실내 공간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는 습관이 도움이 된다. 환기가 잘 되지 않는 교실이나 사무실은 틈틈이 창문을 열어 공기를 순환시키는 것이 좋다. 수저나 컵을 함께 쓰는 행동도 비말 전파를 늘릴 수 있어 가급적 피하는 편이 바람직하다.
기침할 때는 옷소매나 휴지로 입과 코를 가리는 기본적인 예절도 전파 차단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처방받은 항생제를 복용했는데도 기침이 2주 이상 이어지거나 숨이 차고 가슴이 아픈 증상이 동반된다면 자가 치료에 의존하기보다 병원을 다시 찾아 비정형 폐렴 여부를 확인해보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