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평소보다 변이 묽어지고 하루에도 여러 차례 물설사를 한다면 보호자는 걱정이 앞선다. 아기 설사는 바이러스성 장염부터 분유 교체, 음식 민감, 항생제 복용 등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원인을 정확히 파악해야 집에서 돌볼지, 병원을 찾을지 판단할 수 있다.
가장 흔한 원인은 로타바이러스나 노로바이러스 같은 바이러스성 장염이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영유아 급성 설사의 상당수는 바이러스 감염에서 비롯되며 구토, 발열, 식욕 저하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어린이집이나 가정 내 접촉을 통해 쉽게 전파될 수 있어 손 씻기 같은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
세균성 장염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해 세균에 감염되면 바이러스성 설사보다 변에 점액이나 혈액이 섞여 나오는 경우가 있고 고열이 동반되기도 한다. 증상이 심하거나 변에 피가 보이면 단순 소화 불량으로 넘기지 말고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분유나 이유식을 바꾼 직후에도 설사가 나타날 수 있다. 새로운 단백질이나 성분에 장이 적응하지 못해 묽은 변을 보는 경우가 흔하며 보통 며칠 안에 저절로 좋아진다. 다만 변화를 준 식품을 중단한 뒤에도 증상이 계속된다면 음식 민감이나 알레르기 가능성도 함께 살펴봐야 한다.

감염이 장에서 설사로 이어지는 과정 /사진=AI 생성 이미지
항생제를 복용 중이거나 최근 복용을 마친 아기도 설사를 겪을 수 있다. 항생제가 장내 유익균까지 함께 줄이면서 장 기능이 일시적으로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이런 경우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지 말고 담당 의사와 상담할 것을 권고한다.
과식이나 과즙 섭취도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과일주스나 단 음료를 많이 마시면 장내 삼투압이 높아져 수분이 장으로 몰리면서 묽은 변을 유발한다. 이가 나는 시기에 설사가 겹친다는 속설이 있지만 치아 발생 자체가 설사의 직접 원인이라는 근거는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설사가 지속되면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탈수다.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거나 입술과 입안이 마르고 눈이 꺼져 보이면 탈수를 의심할 수 있다. 평소보다 축 늘어지거나 울어도 눈물이 잘 나지 않는 경우도 탈수 신호로 볼 수 있어 세심히 관찰해야 한다.

소변량과 탈수 징후를 살피는 보호자 /사진=AI 생성 이미지
집에서 돌볼 때는 수분과 전해질 보충이 핵심이다. 소아용 경구수액을 조금씩 자주 먹이고 모유나 분유 수유는 평소처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설사를 멈추게 한다는 이유로 성인용 지사제나 변비약을 임의로 먹이는 것은 피해야 한다.
이유식을 먹는 아기라면 설사 중에도 소화가 쉬운 음식을 조금씩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기름기가 많거나 단 음식, 유제품은 일시적으로 줄이고 미음이나 죽처럼 자극이 적은 음식을 중심으로 식단을 구성하는 것이 좋다.
변 색깔이나 양상도 원인을 짐작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끈적한 점액변이나 검은색, 선홍색이 섞인 변은 감염이나 장 문제를 시사할 수 있어 기록해 두면 진료 시 도움이 된다. 사진을 찍어두는 것도 의료진에게 상태를 설명하는 데 유용하다.
설사가 하루 이상 지속되거나 고열, 혈변, 반복적인 구토가 동반되면 지체 없이 소아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생후 몇 개월 이내 어린 아기는 증상이 가볍게 보여도 탈수가 빠르게 진행될 수 있어 평소보다 기운이 없거나 소변량이 줄었다면 바로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