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침대나 소파에서 굴러 떨어진 뒤 바로 울음을 터뜬다면 일단은 안도할 수 있는 신호다. 그러나 낙상 직후 보이는 몸짓과 표정에 따라 집에서 지켜봐도 되는 경우와 곧바로 병원으로 가야 하는 경우가 갈린다. 무엇보다 아기는 아직 말로 아픈 곳을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보호자가 세심하게 상태를 살펴야 한다.
아기 낙상은 생후 4~6개월 무렵 뒤집기를 시작하면서, 이후 배밀이와 기어다니기, 혼자 서기를 연습하는 8~12개월 사이에 특히 자주 일어난다. 기저귀를 갈던 중 잠깐 자리를 비운 사이 침대나 소파에서 떨어지거나, 식탁 의자나 보행기에서 미끄러지는 사고도 흔하다. 발달이 빠를수록 예상치 못한 순간 몸을 뒤집거나 움직이기 때문에 사고가 더 쉽게 생긴다.
낙상 직후 가장 먼저 확인할 점은 아기가 울음을 바로 터뜨리는지, 평소와 같은 반응을 보이는지다. 떨어진 뒤 곧바로 크게 우는 것은 비교적 안심할 수 있는 신호로 알려져 있다. 반면 울지 않고 멍하게 있거나 반응이 늦게 나타난다면 더 유심히 살펴야 한다. 머리나 팔다리에 혹, 붓기, 상처가 있는지도 옷을 벗겨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좋다.
영유아의 두개골은 아직 완전히 붙지 않아 정수리 부근에 숨구멍이라 불리는 부드러운 부위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가벼운 충격은 어느 정도 흡수되지만, 뇌는 성인보다 충격에 더 취약한 상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낙상 높이가 1미터를 넘거나 딱딱한 바닥, 모서리에 머리를 부딪힌 경우에는 더 주의 깊게 관찰해야 한다.

숨구멍 열려있는 아기 두개골 구조 /사진=AI 생성 이미지
낙상 후 다음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면 집에서 지켜보지 말고 곧바로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반복적으로 토하거나, 평소와 달리 축 늘어지고 깨워도 잘 일어나지 않거나, 몸을 떨며 경련을 일으키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양쪽 눈동자 크기가 다르거나 숨구멍이 평소보다 부풀어 있는 것도 뇌손상을 의심할 수 있는 신호로 알려져 있다.
코나 귀에서 맑은 액체나 피가 흘러나오거나, 팔다리 한쪽을 평소처럼 움직이지 못하는 경우에도 지체 없이 119에 연락하거나 가까운 응급실로 이동해야 한다. 이런 증상은 두개 내 출혈이나 골절을 시사할 수 있어 전문의의 즉각적인 진찰이 필요하다. 보호자가 보기에 애매하다면 병원에 전화로 먼저 문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뚜렷한 위험 신호가 없더라도 낙상 이후 24시간에서 48시간은 평소보다 더 자주 아기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낙상 당일 밤에는 너무 깊이 잠들지 않도록 한두 차례 깨워 반응과 호흡을 점검하는 것이 좋다. 평소와 다른 울음소리, 먹는 양이 크게 줄어드는 것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가벼운 높이에서 떨어졌고 혹만 생긴 채 아기가 평소처럼 놀고 먹고 잠을 잔다면 대개 집에서 경과를 지켜봐도 괜찮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1미터 이상 높이에서 떨어졌거나 딱딱한 바닥, 계단, 욕실 타일 위로 떨어진 경우에는 증상이 없어도 소아과나 응급실에서 한 번은 진찰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전산화단층촬영은 방사선 노출을 고려해 의료진 판단에 따라 필요한 경우에만 시행된다.

낙상 예방 위해 침대 가드 설치하는 보호자 /사진=AI 생성 이미지
낙상을 완전히 막기는 어렵지만 몇 가지 습관으로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 기저귀를 갈거나 옷을 입힐 때는 침대, 소파, 기저귀 교환대 위에 아기를 단 몇 초라도 혼자 두지 않아야 한다. 손이 닿지 않는 거리에 물건을 두러 가야 할 때는 아기를 함께 안고 이동하거나 바닥에 눕혀두는 것이 안전하다.
뒤집기와 기어다니기를 시작하면 침대 매트리스 높이를 낮추고, 계단 입구와 주방 등 위험한 공간에는 안전 가드를 설치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바운서나 보행기를 사용할 때도 평평하지 않은 바닥이나 계단 근처에서는 사용을 피해야 하며, 소파 가장자리에는 두꺼운 매트를 깔아 충격을 줄이는 것이 좋다.
아기가 눈앞에서 떨어졌을 때 당황하지 않고 침착하게 상태를 살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의식이 없거나 경련을 일으키면 함부로 흔들어 깨우지 말고 즉시 119에 신고해야 하며, 애매한 증상이라도 하루 이틀은 평소보다 더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