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관수술을 받은 뒤 사타구니나 음낭 부위가 욱신거리고 붓는다는 호소는 남성 비뇨기과 진료 현장에서 드물지 않게 나타난다. 상당수는 수술 후 며칠간 거치는 정상적인 회복 과정이지만, 일부는 감염이나 혈종, 만성 통증 등 실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증상을 구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관수술 부작용으로 알려진 증상들이 어떤 경우 정상 범위이고 어떤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하는지 짚어본다.
정관수술은 음낭 피부를 통해 정관을 찾아 절단하거나 묶는 비교적 간단한 시술로, 국소마취 아래 짧은 시간에 끝나는 경우가 많다. 다만 수술 부위가 신체 조직을 직접 건드리는 만큼 시술 직후 며칠은 가벼운 통증과 붓기, 멍 자국이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증상은 대개 수술 후 2~3일 사이 가장 두드러지다가 일주일 안팎으로 서서히 가라앉는 경과를 보인다.
문제는 붓기나 통증이 시간이 지나도 줄지 않고 오히려 심해지는 경우다. 수술 부위에 피가 고여 혈종이 커지거나, 세균 감염이 일어나면 음낭이 붉게 부어오르고 열감이 느껴지며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 38도 이상의 발열이 동반되거나 통증이 날이 갈수록 악화된다면 단순 회복 반응이 아니라 감염을 의심하고 빠르게 비뇨기과 진료를 받아야 한다.
수술 부위에서 정자가 새어나와 작은 결절을 만드는 정자 육아종도 알려진 부작용 중 하나다. 정관이 절단된 자리에서 정자가 주변 조직으로 흘러나오면 몸이 이를 이물질로 인식해 염증 반응을 일으키면서 단단한 멍울이 만져지는 것인데, 대개 통증이 심하지 않고 저절로 가라앉는 경우가 많지만 드물게 지속적인 불편감을 남기기도 한다.

정자가 새어나와 생기는 정자 육아종 형태 /사진=AI 생성 이미지
드물지만 수술 뒤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까지 사타구니나 고환 부위 통증이 이어지는 만성 통증 증후군이 보고되기도 한다. 정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으며, 신경 자극이나 유착 등이 관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통증이 지속된다면 진통제 복용이나 추가 검사를 통해 원인을 찾아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관을 절단하거나 묶었더라도 양쪽 끝이 다시 이어지는 재개통이 일어나 피임 효과가 사라지는 경우도 매우 드물게 보고된다. 이 때문에 수술만으로 곧바로 완전한 불임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며, 수술 후 일정 기간이 지난 뒤 정액검사를 통해 정자가 남아 있지 않은지 확인하는 절차가 권고된다.
정관수술 직후부터 바로 피임 효과가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수술 전 이미 저장돼 있던 정자가 정관 윗부분과 정낭 등에 남아 있을 수 있어, 일정 횟수 이상 사정이 이뤄지고 정액검사에서 정자가 확인되지 않을 때까지는 다른 피임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이 시기를 간과하면 수술 후에도 임신이 이뤄질 수 있다.

정액검사로 확인되기 전까지 피임은 필수 /사진=AI 생성 이미지
이 밖에 마취 과정에서 나타나는 알레르기 반응이나 어지럼증 같은 부작용, 수술 부위 흉터 불편감 등도 드물게 보고된다. 또한 일부 남성은 수술 이후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는데, 이는 신체적 합병증은 아니지만 회복 과정에서 함께 살펴야 할 부분으로 꼽힌다.
수술 후 회복을 돕기 위해서는 며칠간 무리한 운동이나 장거리 이동, 무거운 물건을 드는 행동을 피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권장된다. 수술 부위에는 냉찜질을 해 붓기를 줄이고, 꽉 끼지 않는 속옷이나 지지대를 착용해 음낭을 고정하면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성관계나 사정은 통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일정 기간 미루는 것이 좋다.
붓기와 통증이 일주일 이상 줄지 않거나 점점 심해질 때, 38도 이상의 열이 나거나 수술 부위에서 고름 같은 분비물이 나올 때는 정상적인 회복 반응이 아닐 가능성이 크므로 즉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또한 정액검사에서 정자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피임을 함께 병행해 불필요한 혼선을 막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