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을 하다가 같은 음절을 반복하거나, 다음 말이 턱 막혀 한참 애를 먹는 모습을 지켜보면 부모도 당사자도 답답함을 느낀다. 이런 '말더듬'은 특히 어린아이에게 흔히 나타나는 언어 현상이지만, 증상이 오래 이어지거나 심해지면 전문적인 말더듬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언제 병원이나 언어치료실을 찾아야 하는지, 어떤 방식으로 치료가 이뤄지는지 살펴본다.
말더듬은 말을 할 때 음절이나 단어를 반복하거나, 소리를 길게 늘이거나, 말이 순간적으로 막혀 나오지 않는 증상을 통틀어 이른다. 보통 2세에서 5세 사이 언어가 폭발적으로 발달하는 시기에 자연스럽게 나타나기도 하며, 이 시기 아이들의 상당수는 특별한 치료 없이 저절로 호전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한언어치료학회 등 전문 단체에 따르면 말더듬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뇌의 언어 처리 및 신경발달 과정의 특성이 관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부모의 양육 방식이나 아이를 다그치는 태도 때문에 말더듬이 생긴다는 생각은 오해에 가깝다. 다만 긴장되거나 서두르는 상황에서는 증상이 더 두드러질 수 있다.
아이의 말더듬이 6개월 이상 이어지거나 점점 심해지는 경우, 말을 할 때 얼굴이나 몸에 힘이 들어가고 눈을 깜빡이거나 고개를 흔드는 동반 행동이 보이는 경우, 말하기를 피하거나 스스로 답답함과 좌절감을 드러내는 경우라면 언어치료 전문가의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특히 가족 중 말더듬 병력이 있다면 더 주의 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말더듬 평가는 전문 언어치료사가 진행 /사진=AI 생성 이미지
진단은 언어치료 전문가가 아이 또는 성인의 말하기를 직접 관찰하고 녹음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반복이나 막힘이 전체 발화에서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지속 시간은 어느 정도인지, 말더듬을 피하려는 회피 행동이나 심리적 부담이 동반되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 필요성과 방향을 정한다.
어린아이의 경우에는 아이를 직접 교정하기보다 부모가 천천히 말하고 충분히 기다려주는 방식으로 대화 환경을 바꾸는 간접 치료가 우선 고려된다. 말할 시간을 넉넉히 주고, 질문을 한꺼번에 쏟아내지 않으며, 대화를 서두르지 않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가 있다.
학령기 아동이나 성인의 말더듬은 상대적으로 오래 지속되는 경향이 있어, 말의 속도를 조절하고 부드럽게 말을 시작하는 기법, 호흡을 조절하며 말을 이어가는 방법 등 직접적인 언어치료 기법을 적용한다. 말더듬으로 인한 사회적 불안이나 위축감이 큰 경우에는 심리적인 지지와 자신감을 키우는 상담을 함께 병행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느린 호흡과 꾸준한 연습이 도움 /사진=AI 생성 이미지
주변 사람의 태도도 치료만큼 중요하다. 말을 더듬는 사람의 말을 대신 끝맺어주거나 천천히 말해보라고 재촉하는 것은 오히려 긴장을 키울 수 있다. 눈을 맞추고 끝까지 들어주며, 말의 내용 자체에 집중하는 태도가 당사자의 부담을 줄여준다.
말더듬은 지능이나 성격과는 관련이 없으며, 의지만으로 쉽게 고쳐지는 문제도 아니다. 아이가 잠시 말을 더듬는다고 해서 지나치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지만, 그렇다고 방치하기보다는 시간을 두고 변화 양상을 관찰하는 균형 잡힌 접근이 필요하다.
치료 기간은 개인마다 차이가 크며, 꾸준한 치료실 방문과 더불어 가정에서도 배운 방법을 반복해 연습하는 것이 효과를 높이는 데 중요하다. 아이의 말더듬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성인이 되어 갑자기 말더듬이 시작됐다면 다른 신경학적 문제와 구분하기 위해서라도 전문 기관을 찾아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