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이 터널로 들어가면 음악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스마트폰의 음량 버튼을 누르게 된다.
주변 소음이 커질수록 볼륨을 높이고, 조용한 곳으로 이동한 뒤에도 그대로 듣는 일이 반복되기 쉽다.
이어폰을 사용하는 시간만 계산해서는 놓칠 수 있는 청력 관리의 사각지대다.
소음으로 인한 청력 손상 위험은 소리의 크기와 노출 시간, 노출 빈도가 함께 결정한다.
미국 국립청각·의사소통장애연구소 NIDCD는 큰 소리에 장시간 또는 반복적으로 노출되면 내이의 민감한 구조가 손상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소리가 클수록 손상이 발생하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짧아진다.
음악뿐 아니라 공연장과 스포츠 경기장, 작업장 등에서 접하는 소음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 WHO의 안전한 청취 안내는 이러한 관계를 구체적인 수치로 보여준다.
평균 80데시벨의 소리는 주당 40시간을 청취 기준으로 제시하지만, 90데시벨에서는 주당 4시간으로 줄어든다.
단 10데시벨 차이에도 권고되는 노출 시간이 크게 달라지는 것이다.
이 수치는 개인별 안전을 보장하는 경계선이 아니라 소리 노출을 관리하기 위한 참고 기준으로 이해해야 한다.
생활에서 먼저 확인할 것은 스마트폰의 헤드폰 음량 알림과 소리 노출 기록이다.
지원되는 기기에서는 평소 어느 정도 크기로 듣는지 살펴보고, 음량 제한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볼륨 막대가 절반이라는 이유만으로 안심하기는 어렵다.
같은 설정값이라도 기기와 이어폰에 따라 실제 귀에 전달되는 소리의 크기가 다를 수 있어, 음량 비율만으로 노출 수준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
WHO는 기기의 안전한 청취 기능을 활용하고, 소리 크기와 청취 시간을 함께 관리하도록 안내한다.
주변이 시끄러울 때는 소음을 덮으려고 음량을 계속 올리는 습관부터 줄여야 한다.
귀에 잘 맞는 이어폰이나 소음 제거 기능이 있는 제품은 불필요하게 볼륨을 높이는 상황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기능을 켰다는 사실만으로 청력이 보호되는 것은 아니다.
실제 재생 음량을 낮추고, 이어폰을 벗은 뒤 조용한 환경에서 쉬는 시간을 갖는 실천이 함께 필요하다.
공연이나 시끄러운 작업 환경에서는 이어폰의 소음 제거 기능보다 해당 환경에 맞는 귀마개나 보호용 귀덮개를 사용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스피커나 기계 등 소음원에서 거리를 두고, 쉬는 시간에는 조용한 장소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귀가 먹먹하거나 소리가 울리는 증상도 가볍게 넘기지 않아야 한다.
큰 소리를 들은 뒤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서 손상이 전혀 없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명이 지속되거나 대화가 이전보다 잘 들리지 않는다면 청력 평가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한쪽 귀가 갑자기 잘 들리지 않거나 수일 사이 청력이 뚜렷하게 떨어졌다면 신속히 진료받아야 한다.
귀지나 일시적인 피로 때문이라고 여기며 기다리면 돌발성 난청의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 수 있다.
청력 보호는 이어폰을 무조건 포기하는 일이 아니다.
주변 소음에 맞서 볼륨을 높이는 대신 듣는 환경을 바꾸고, 음량과 시간을 함께 줄이는 습관이 출발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