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시간, 전자레인지에 음식을 데워 먹으려다 내부를 보니 얼마 전 흘린 국물 자국과 튀어 오른 음식 부스러기가 그대로 말라붙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자국을 닦지 않고 그대로 조리에 사용하면 고온과 수분이 만나는 환경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이 번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자레인지는 매일 여러 차례 사용하는 조리기구이지만 세척 빈도는 가스레인지나 그릇보다 훨씬 낮은 편이다. 특히 내부 벽면과 회전판 아래쪽은 손이 잘 닿지 않아 음식물 찌꺼기가 쌓여도 눈에 잘 띄지 않고, 이를 그대로 방치하는 가정이 적지 않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조리기구 표면에 음식물 잔여물이 남아 있으면 세균이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전자레인지는 가열 과정에서 수증기가 발생해 내부가 습해지는데, 이 습기와 음식물 찌꺼기가 결합하면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에 좋은 조건이 만들어진다.
문제는 전자레인지가 고온으로 가열되는 기구라는 이유로 세균 걱정이 없다고 오해하는 경우다. 실제로는 조리 중 음식 표면만 짧게 가열될 뿐 내부 벽면이나 틈새까지 충분히 고온에 노출되지 않아, 묵은 얼룩 속 세균이 생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음식물 얼룩과 습기가 세균 번식 조건 만들어 [그림=메디닉스DB]
특히 용기를 덮지 않고 음식을 데우면 국물이나 양념이 사방으로 튀어 벽면과 천장, 회전판 아래에 얼룩을 남긴다. 이렇게 생긴 얼룩은 시간이 지나면서 말라붙어 제거가 어려워지고, 다음 조리 때 발생하는 수증기에 다시 젖으면서 세균이 서식하기 좋은 막을 형성할 수 있다.
냄새가 나거나 색이 변한 얼룩을 그대로 두면 일종의 바이오필름이 생겨 세제나 물로도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런 상태에서 조리한 음식에 세균이 옮겨 붙으면 복통이나 설사 등 소화기 증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방치하지 않는 것이 좋다.
내부뿐 아니라 문 손잡이와 조작 버튼도 위생 관리가 소홀해지기 쉬운 부분이다. 조리 전후로 손을 자주 대는 부위이기 때문에 손에 묻어 있던 세균이 옮겨지기 쉽고, 이물질이 묻은 손으로 버튼을 눌렀다가 다시 음식을 만지면 교차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회전판 분리해 따로 씻으면 위생 관리 효과적 [그림=메디닉스DB]
전자레인지 청소는 생각보다 간단한 방법으로 할 수 있다. 내열용기에 물과 식초 또는 레몬즙을 섞어 담고 몇 분간 가열하면 발생하는 수증기가 벽면에 말라붙은 얼룩을 부드럽게 만들어 마른 천으로 쉽게 닦아낼 수 있다.
회전판과 받침대는 분리해서 따로 세척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중성세제를 묻힌 스펀지로 닦은 뒤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다시 넣어야 재조립 과정에서 습기가 남아 세균이 번식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사용 빈도가 높은 가정이라면 매번 사용 후 마른 천이나 젖은 천으로 간단히 닦아내고, 적어도 주 1~2회는 내부 전체를 세척해 주는 습관이 바람직하다. 특히 고기나 생선처럼 기름기와 냄새가 강한 음식을 데운 뒤에는 바로 닦아내는 것이 얼룩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질병관리청은 조리기구 위생 관리가 식중독 예방의 기본이라고 강조한다. 전자레인지 내부에서 곰팡이 냄새가 지속되거나 세척 후에도 얼룩이 남아 있다면 사용을 멈추고 전체적인 점검과 세척을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음식을 데울 때는 반드시 덮개나 랩을 사용해 오염을 줄이는 것이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