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을 먹고 커피를 마신 뒤, 퇴근 전 피로를 견디기 위해 한 잔을 더 주문하는 직장인이 적지 않다.
낮에는 정신이 맑아지는 느낌을 받지만 밤에는 피곤한데도 쉽게 잠들지 못할 수 있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하루에 커피를 몇 잔 마시는지뿐 아니라 마지막으로 마신 시간이 언제인지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카페인은 뇌에서 졸림과 관련된 아데노신의 작용을 차단해 각성을 돕는다.
잠이 덜 오는 느낌을 줄 수 있지만, 충분한 수면을 대신하는 것은 아니다.
잠들기 어려워 수면 시간이 줄고, 다음 날 피로를 견디려고 다시 커피를 찾는 생활이 이어진다면 카페인 섭취와 수면 습관을 함께 살펴야 한다.
미국 국립심장폐혈액연구소는 카페인의 영향이 최대 8시간 지속될 수 있어 늦은 오후에 마신 커피가 밤에 잠드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한다.
다만 누구에게나 같은 시간이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와 체내에서 제거되는 속도는 개인마다 달라, 같은 음료를 마셔도 수면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다.
섭취량도 중요한 변수다.
학술지 슬립에 게재된 무작위 교차시험에서는 성인 남성 23명을 대상으로 카페인 섭취량과 시간을 달리해 수면 변화를 관찰했다.
시험 결과 400㎎을 한 번에 섭취한 조건에서는 취침 12시간 전이라도 일부 수면 지표에 부정적인 영향이 나타났다.
반면 100㎎ 조건에서는 유의한 변화가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참여자가 적고 성인 남성만 포함된 연구인 만큼, 특정 용량이나 시간을 모든 사람에게 안전한 기준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
일상에서는 커피 잔 수보다 실제 카페인 함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음료 크기와 제조 방식, 제품에 따라 함량이 달라 같은 한 잔이라도 섭취량이 같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식품의약국은 대부분의 성인에서 하루 400㎎을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과 연관되지 않는 양으로 제시하지만, 이는 누구에게나 수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는 뜻은 아니다.
커피 외에 차와 에너지음료, 초콜릿 등에서 섭취하는 카페인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디카페인 커피 역시 카페인이 완전히 없는 음료는 아니므로, 민감한 사람은 제품 정보를 확인하는 편이 좋다.
임신 중이거나 임신을 준비하는 경우, 수유 중인 경우에는 일반 성인의 수치를 그대로 적용하지 말고 의료진과 섭취량을 상담해야 한다.
습관을 조절할 때는 늦은 시간의 카페인 음료부터 줄여볼 수 있다.
평소 마신 시간과 잠든 시간, 밤중에 깬 횟수, 다음 날의 피로감을 간단히 기록하면 자신의 생활을 돌아보는 데 도움이 된다.
매일 카페인을 섭취하던 사람이 갑자기 끊으면 불편한 금단 증상을 겪을 수 있어, 양을 점진적으로 줄이는 방식이 권장된다.
카페인만 조절하고 다른 수면 습관을 그대로 두는 것도 한계가 있다.
일정한 시간에 자고 일어나며, 잠들기 전에는 밝은 화면과 과식, 음주를 피하는 습관을 함께 실천하는 것이 좋다.
평일과 주말의 수면 일정이 크게 달라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잠을 잘 자기 위한 커피 습관은 모두에게 똑같은 금지 시간을 정하는 방식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자신의 섭취량과 시간을 확인하고 몸의 반응에 맞춰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생활습관을 바꿔도 잠들기 어렵거나 낮의 피로가 계속된다면 카페인 때문이라고 단정하지 말고 의료진과 원인을 상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