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척이는 밤, 몸 안에서는 이미 다른 일이 시작됩니다
아내가 며칠 전 아침 식탁에서 대뜸 이렇게 물었습니다. “어제도 새벽에 거실 불 켜져 있던데, 또 못 잤어?” 웃으며 얼버무렸지만 사실 그날 밤도 두 시간 넘게 천장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하루 이틀의 뒤척임은 누구에게나 있는 일입니다. 문제는 이런 밤이 몇 주, 몇 달씩 반복되면서 불면증으로 굳어지는 경우입니다. 잠들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몸은 단순히 피곤함을 느끼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혈압과 혈당을 조절하는 신경계와 호르몬 균형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건강보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수면장애로 병원 진료를 받은 사람의 수가 집계됐습니다.[1]
구체적인 수치를 보면 진료 인원이 약 124만명에 달했고, 여기에 들어간 진료비도 3천억원대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원의 한 이비인후과 진료실에서도 밤잠을 못 이룬다며 찾아오는 환자를 거의 매일 만난다고 합니다.
불면증은 잠을 설치는 밤의 문제로만 끝나지 않고, 심혈관계와 대사기능, 인지기능까지 영향을 주고받는 전신질환의 성격을 가지고 있습니다.
불면증을 부르는 몸과 마음의 여러 신호
카페인과 알코올 섭취, 불규칙한 취침 시간, 잠자리에서 들여다보는 스마트폰 화면은 생체시계를 흔드는 대표적인 생활습관 요인입니다.
갱년기 호르몬 변화, 갑상선 기능 이상, 만성 통증처럼 신체 질환이 바탕이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습니다. 불안장애나 우울증이 동반되면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늘어나고, 반대로 불면이 길어지면 기분 조절이 어려워지는 상호작용도 나타납니다.
낮까지 이어지는 증상과 전신으로 번지는 변화
불면증의 대표 증상은 잠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이 길어지는 입면장애, 자다가 자주 깨는 수면유지장애, 새벽에 일찍 깨어 다시 잠들지 못하는 조기각성으로 나뉩니다.
이런 밤이 한 달 이상 이어지면 낮 동안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고, 사소한 일에도 짜증과 불안감이 커집니다. 더 눈여겨봐야 할 변화는 몸 안에서 일어나는 심혈관계 반응입니다. 충분히 자지 못한 밤이 반복되면 교감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어 아침 혈압이 평소보다 높게 측정되는 경우가 많고, 이런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고혈압으로 이어질 위험이 커집니다.

수면 부족은 혈당을 조절하는 인슐린 작용에도 영향을 줍니다. 잠이 부족한 상태가 이어지면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더 많이 분비하고, 이는 인슐린 저항성을 높여 혈당 수치를 불안정하게 만듭니다. 체중 증가와 대사증후군으로 이어지는 흐름도 이런 맥락에서 설명됩니다.
기억을 정리하고 저장하는 과정은 깊은 잠 단계에서 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불면이 길어지면 기억력과 학습 능력이 눈에 띄게 떨어집니다. 우울감과 불안이 겹치면 불면증은 더 오래가고, 반대로 불면이 길어지면 우울 증상이 심해지는 악순환도 드물지 않게 나타납니다.
수면다원검사와 인지행동치료, 무엇을 먼저 봐야 할까
수면다원검사는 뇌파, 호흡, 심전도, 다리 움직임 등을 하룻밤 동안 동시에 기록해 수면 단계와 무호흡, 사지움직임 여부를 확인하는 검사입니다.
최근에는 손목에 차는 활동기록기로 며칠에서 길게는 2주간의 수면 패턴을 간접적으로 측정하는 방법도 함께 활용됩니다. 장비를 착용하고 하룻밤을 병원에서 보내야 하는 수면다원검사와 달리 활동기록기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기록할 수 있다는 점이 다릅니다. 다만 뇌파를 직접 측정하지 않기 때문에 무호흡이나 사지움직임장애 같은 세부 진단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3년 2월 국내 1호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소프트웨어[2]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23년 국내 1호 디지털치료기기로 허가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 소프트웨어는 6주에서 9주동안 수면습관 교육과 실시간 피드백, 행동 중재를 제공해 수면효율을 끌어올리는 방식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불안이나 우울 증상이 뚜렷하게 동반된 경우에는 약물치료와 상담을 함께 진행하는 것이 필요하고, 특별한 동반질환 없이 생활습관에서 비롯된 불면이 주된 경우에는 인지행동치료만으로도 호전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다만 호전 속도는 사람마다 달라서, 기대보다 반응이 더디게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약물치료보다 진료가 먼저인 시점
불면증은 흔히 주 3회 이상, 3개월 넘게 잠들기 어렵거나 자주 깨는 증상이 이어지고 낮 동안의 기능에 지장을 줄 때로 정의합니다.
- 잠들기까지 30분 넘게 걸리는 날이 일주일에 3일 이상입니다
- 자다가 깨면 다시 잠들기까지 오래 걸립니다
- 낮에 졸리고 집중이 안 되는데도 밤에는 말똥말똥합니다
- 최근 들어 혈압이나 혈당 수치가 평소보다 불안정해졌습니다
이 중 두세 가지 이상에 해당하는 상태가 한 달 넘게 이어진다면 진료 상담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불면증은 생활습관 조정만으로 나아지는 경우도 있지만, 혈압이나 혈당 변화가 동반되거나 증상이 오래 이어진다면 이비인후과나 수면클리닉에서 정확한 평가를 받아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수원 지역에서는 수원베스트이비인후과의원(이비인후과)에서 불면증 관련 진료를 받을 수 있으며, 위치는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중부대로 44, 2층 203·204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