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워를 하다가 머리를 감던 중 두피에 동그랗게 비어 있는 부분을 발견하면 누구나 놀라게 된다. 거울로 자세히 들여다봐도 상처나 염증은 보이지 않는데 머리카락만 쏙 빠져 있다면 원형탈모증의 초기 증상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통증이나 가려움이 거의 없이 갑자기 시작되는 경우가 많아 초기에는 단순한 머리카락 끊어짐으로 오해하기 쉽다.
원형탈모증은 면역체계가 자신의 모낭을 외부 물질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면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모낭 주변에 염증세포가 모여들면서 머리카락이 자라는 주기가 갑자기 멈추고 빠지게 된다. 전염성이 없고 특정 나이나 성별에 국한되지 않아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다.
초기 원형탈모증의 가장 뚜렷한 특징은 동전 크기 정도의 둥글고 경계가 선명한 탈모 반점이다. 피부 자체는 매끄럽고 붉거나 비늘이 일어나는 등의 염증 흔적이 거의 없어 다른 피부질환과 구분된다. 처음에는 한 군데에서만 시작되는 경우가 많지만 사람에 따라 동시에 여러 부위에서 나타나기도 한다.
탈모 반점의 경계 부위를 자세히 살펴보면 중간이 끊어진 짧은 머리카락이 관찰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흔히 느낌표 모양 머리카락이라 부른다. 이는 모낭이 여전히 공격을 받고 있다는 신호로 여겨지며 원형탈모증이 진행 중임을 알려주는 중요한 초기 징후로 꼽힌다. 이런 머리카락이 눈에 띈다면 단순 탈모보다는 전문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동그랗게 경계가 뚜렷한 탈모 반점이 초기 신호 [그림=메디닉스DB]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지만 유전적 요인과 심리적 스트레스, 갑상선질환이나 아토피 같은 다른 자가면역질환과의 연관성이 자주 언급된다. 가족 중에 원형탈모증을 겪은 사람이 있다면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도 있다. 다만 스트레스 하나만으로 모든 사례를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함께 알려져 있다.
초기에 발견하고도 방치하면 탈모 범위가 점점 넓어지거나 새로운 부위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일부에서는 반점이 합쳐지며 넓은 부위의 탈모로 진행되거나 드물게 두피 전체, 혹은 전신의 털까지 빠지는 중증 형태로 악화되는 경우도 보고된다. 그렇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의 관찰과 대응이 이후 경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피에 동그란 탈모 자국을 발견했다면 자가 진단보다는 피부과를 방문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전문의는 두피 상태를 육안과 확대 장비로 살피고 필요한 경우 간단한 검사를 통해 다른 탈모 질환과 구분해 진단을 내린다. 초기에 진단이 이루어질수록 모낭 손상이 심해지기 전에 관리를 시작할 수 있다.

초기에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받는 게 중요 [그림=메디닉스DB]
치료는 탈모 범위와 진행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국소적인 스테로이드 도포나 주사 치료 등이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관련 치료가 개인의 두피 상태에 따라 반응이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안내하고 있어 자가 처방이나 민간요법에 의존하기보다는 전문의 상담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초기 원형탈모증을 겪는 경우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불안을 느끼는 사람이 많은데 이러한 스트레스가 다시 증상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생활습관, 과도한 다이어트를 피하고 균형 잡힌 영양 섭취를 유지하는 것이 두피 건강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두피를 강하게 긁거나 염색, 펌과 같은 화학적 자극을 반복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머리를 감을 때도 손끝으로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관리하는 습관이 권장된다. 탈모 반점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크기가 커지는 느낌이 들면 미루지 말고 가까운 피부과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상담을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