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에 국밥을 먹을 때 국물을 절반쯤 남겼다면 나트륨을 줄였다는 생각이 들기 쉽다. 물론 국물을 덜 먹는 습관은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한 끼 식사에는 김치와 장아찌, 찍어 먹는 소스도 함께 놓인다. 저녁에는 간편식이나 배달 음식을 먹을 수도 있다. 나트륨 섭취를 줄이려면 한 그릇의 국물보다 하루 동안 무엇을 먹고 어떻게 간을 더했는지 살펴야 하는 이유다.
세계보건기구가 2026년 5월 갱신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세계 성인의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278㎎으로 추정됐다. WHO가 성인에게 권고하는 하루 2000㎎ 미만의 두 배가 넘는다. 소금으로 환산하면 평균 약 11g을 섭취한 셈이다. 이 수치는 세계 평균이며 한국인의 현재 섭취량을 뜻하지는 않는다.
나트륨은 몸에 필요한 영양소지만 지나치게 섭취하면 혈압이 올라갈 수 있다. 높은 혈압은 심혈관질환 위험과 이어진다. WHO가 권고하는 하루 소금 섭취량은 5g 미만이다. 여기에는 요리할 때 넣는 소금뿐 아니라 식품에 이미 들어 있는 나트륨도 포함된다. 따라서 식탁에서 소금통을 치우는 것만으로는 평소 섭취량을 파악하기 어렵다.
한국 식탁에서는 국과 찌개를 떠올리기 쉽지만, 간장과 양념장, 젓갈처럼 곁들여 먹는 음식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식품을 고를 때는 맛이 얼마나 짠지만 판단하기보다 포장지의 나트륨 함량을 확인하는 편이 정확하다. 같은 종류의 간편식이라도 제품마다 표시된 양이 다를 수 있다. 소스를 전부 붓지 않고 먼저 맛을 보거나, 음식을 조리하면서 간을 조금씩 더하는 방법도 실천하기 쉽다. WHO는 상업용 소스와 즉석식품의 사용을 줄이고 나트륨 함량이 낮은 제품을 선택할 것을 권한다.
무조건 싱겁게 먹겠다고 결심했다가 며칠 만에 포기할 필요는 없다. 자주 먹는 음식 한 가지부터 바꾸면 된다. 국물은 필요한 만큼만 담고, 별도로 제공되는 소스는 양을 조절하며, 장을 볼 때는 평소 사던 제품과 다른 제품의 영양정보를 비교해 보는 식이다. 익숙한 맛을 한 번에 바꾸기보다 간을 더하는 횟수를 줄이는 편이 일상에 남기 쉽다.
WHO도 나트륨을 줄이는 일을 개인의 노력에만 맡기기 어렵다고 본다. 가공식품에 이미 많은 나트륨이 들어 있다면 소비자가 매번 피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2026년 새로 공개한 나트륨 저감 자료에서도 식품의 나트륨 함량을 낮추고 표시를 개선하는 정책을 강조했다. 개인에게 필요한 출발점은 오늘 먹은 한 끼를 탓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해서 먹는 음식의 간을 알아차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