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자고 일어나 베개에 머리카락이 뭉텅이로 빠져있거나, 샤워 중 두피를 만졌는데 동전 크기의 매끈한 탈모 자국이 만져진다면 원형탈모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원형탈모증은 특별한 통증이나 가려움 없이 갑자기 두피 일부의 머리카락이 빠지는 질환으로, 초기에 적절히 대응하면 회복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치료 시기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원형탈모증은 면역세포가 자신의 모낭을 이물질로 잘못 인식해 공격하면서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으로 알려져 있다. 유전적 소인이 있는 사람에게서 과도한 스트레스, 수면 부족, 심한 감정적 충격 등이 발병을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에는 두피에 손톱만 한 원형 또는 타원형의 탈모반이 한두 개 생기는 경우가 흔하지만, 방치하면 여러 부위로 번지거나 크기가 커질 수 있다. 드물게는 머리 전체 또는 눈썹, 속눈썹을 포함한 전신 체모까지 빠지는 중증 형태로 진행되기도 하므로 초기 변화를 가볍게 넘기지 않는 태도가 필요하다.
원형탈모증이 의심되면 피부과를 방문해 두피 상태를 육안과 확대경으로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모발이 빠진 부위의 모근 상태를 검사해 진행 단계를 확인하는 것이 일반적인 진료 과정이다. 갑상선 질환이나 빈혈 등 다른 전신 질환이 동반되지 않았는지 함께 확인하기도 한다.

두피 탈모반 확인은 조기 진단의 첫걸음 [그림=메디닉스DB]
치료는 탈모 범위와 진행 속도에 따라 달라지는데, 범위가 좁은 초기 단계에서는 병변 부위에 스테로이드를 직접 주사하거나 바르는 국소 치료로 새 모발이 자라는 것을 유도하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일부에서는 국소 면역요법이나 자외선을 이용한 치료가 함께 시도되기도 한다.
탈모 범위가 넓거나 재발을 반복하는 경우에는 경구 스테로이드나 면역조절제, 최근에는 특정 경구약제 계열의 치료제가 의료진 판단에 따라 고려되기도 한다. 다만 이러한 치료는 부작용 가능성을 동반할 수 있어 전문의와 충분히 상담한 뒤 진행해야 한다.
인터넷에서 떠도는 민간요법이나 검증되지 않은 발모 제품을 임의로 사용하는 것은 오히려 두피 자극이나 염증을 키워 회복을 늦출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원형탈모증은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사례도 있지만 재발이 잦은 질환이므로 전문의의 지속적인 경과 관찰이 권장된다.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도 회복에 도움 [그림=메디닉스DB]
스트레스와 수면 부족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으로 지목되는 만큼,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고 과도한 긴장 상태를 줄이려는 노력이 치료 효과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가족이나 지인의 정서적 지지도 회복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두피를 자주 긁거나 세게 문지르는 습관은 피하고, 두피 청결을 유지하되 지나치게 뜨거운 물로 잦은 샴푸를 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단백질, 철분, 아연 등 모발 건강에 관여하는 영양소 섭취에도 신경 쓰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두피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원형 탈모반이 생기거나 기존 탈모 부위가 점차 넓어지는 조짐이 보인다면 늦지 않게 피부과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기에 치료를 시작할수록 모발이 다시 자라날 가능성이 높아지는 만큼, 자가 진단이나 임의 치료보다는 전문의 상담을 우선하는 것이 안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