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크업을 꼼꼼히 지우고 값비싼 화장품만 골라 써도 얼굴에 좁쌀 여드름이나 붉은 트러블이 자꾸 반복된다면 원인을 화장품 자체가 아니라 매일 사용하는 브러시와 퍼프에서 찾아볼 필요가 있다. 피부에 직접 닿는 이 도구들을 오랫동안 세척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면 그 속에 쌓인 세균과 유분, 각질이 트러블을 불러오는 숨은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러시와 퍼프는 파운데이션, 파우더, 아이섀도 같은 화장품의 유분과 색소를 머금은 채 매일 피부와 맞닿는다. 여기에 손에서 옮은 기름기와 공기 중 먼지, 피부에서 떨어져 나온 각질까지 더해지면서 세균과 곰팡이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진다. 특히 촉촉한 상태로 화장대에 방치된 도구는 오염 속도가 더 빨라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세척하지 않은 브러시와 퍼프에서 세균이 예상보다 빠르게 증식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물이나 화장품 수분을 머금은 스펀지형 퍼프는 뻣뻣한 모로 된 브러시보다 습기를 오래 붙잡고 있어 세균과 곰팡이가 자라기 더 쉬운 환경으로 꼽힌다. 여름철이나 장마철에는 이런 오염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더러운 도구를 반복해서 사용하면 모공이 막히면서 좁쌀 여드름이나 뾰루지가 늘어날 수 있고, 모낭 주변에 염증이 생기는 모낭염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눈가에 사용하는 브러시가 오염되면 결막염이나 다래끼 같은 눈 질환으로 번질 위험도 있어 얼굴 피부뿐 아니라 눈 건강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

세척 미룬 브러시엔 유분과 각질이 쌓인다 [그림=메디닉스DB]
피부가 예민하거나 아토피, 지루성 피부염 같은 만성 피부 질환을 앓고 있다면 오염된 브러시와 퍼프가 증상을 악화시키는 자극제가 될 수 있어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평소 쓰던 화장품을 그대로 사용하는데도 유독 트러블이 잦아졌다면 화장품 성분보다 도구 위생부터 먼저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화장 도구를 주기적으로 세척해 청결하게 관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매일 피부에 직접 닿는 파운데이션 브러시나 퍼프는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아이섀도나 블러셔처럼 파우더 제품에 쓰는 브러시는 이보다 조금 더 긴 주기로라도 빠뜨리지 않고 정기적으로 세척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척할 때는 미온수에 약산성 클렌저나 전용 브러시 클리너를 소량 풀어 부드럽게 거품을 낸 뒤 브러시 결을 따라 살살 문지르고 깨끗이 헹궈야 한다. 알코올 농도가 높은 소독제나 세척력이 강한 세제로 자주 씻으면 브러시 모가 상하고 갈라져 오히려 피부를 자극할 수 있으므로 자극이 적은 세정제를 쓰는 것이 좋다.
세척 후에는 손으로 물기를 살짝 짜낸 뒤 브러시 모양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곧게 세우지 말고 눕혀서 통풍이 잘되는 곳에서 말려야 한다. 물기가 남은 채로 화장품 파우치나 서랍 속에 넣어두면 습기가 그대로 갇혀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우므로 완전히 마른 뒤에 보관 용기에 넣는 것이 안전하다.

세척 후엔 눕혀서 완전히 말려야 안전 [그림=메디닉스DB]
가족이나 친구와 브러시, 퍼프를 함께 쓰는 것도 되도록 삼가는 것이 좋다. 사람마다 피부에 있는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도구를 공유하면 서로 다른 균이 옮아갈 수 있고, 결막염 같은 눈 질환도 함께 쓰는 아이라이너나 아이섀도 브러시를 통해 전파될 가능성이 있다.
브러시와 퍼프를 나름대로 깨끗이 관리했는데도 붉은 뾰루지나 가려움증이 이 주 이상 이어지거나, 눈이 충혈되고 눈곱이 심하게 낀다면 자가 관리만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고 피부과나 안과를 찾아 정확한 원인을 확인받는 것이 안전하다.
결국 좋은 화장품을 고르는 것 못지않게 그 화장품을 바르는 도구를 얼마나 자주, 어떻게 씻고 말리는지가 피부 건강을 좌우한다. 사용한 브러시와 퍼프는 정해진 주기에 맞춰 세척하고 완전히 건조한 뒤 보관하며, 모가 뭉치거나 변색된 도구는 미련 없이 교체하는 습관이 트러블 예방의 첫걸음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