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자리에서 일어나거나 사람 많은 곳에 오래 서 있다가 눈앞이 캄캄해지며 정신을 잃고 쓰러진 경험이 있다면 미주신경성 실신을 의심해볼 수 있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젊은 층에서도 흔하게 나타나는 대표적인 실신 원인으로, 대부분 특별한 심장병이나 뇌질환 없이도 반복될 수 있어 정확한 치료 방향을 알고 싶어 하는 환자가 많다.
미주신경성 실신은 자율신경계 중 미주신경이 과도하게 활성화되면서 심장 박동이 갑자기 느려지고 혈압이 떨어져 뇌로 가는 혈류가 순간적으로 줄어드는 현상이다. 통증이나 공포, 오래 서 있는 자세, 무더운 환경, 탈수 등이 방아쇠가 돼 신경계가 과민하게 반응하면서 실신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는 정확한 진단이 우선이다. 병원에서는 문진과 심전도 검사로 부정맥 등 다른 심장질환을 먼저 배제한 뒤, 필요하면 기립경사테이블검사를 통해 자세 변화에 따른 혈압과 맥박 반응을 직접 확인한다. 이 검사에서 특징적인 혈압 저하와 서맥이 나타나면 미주신경성 실신으로 진단할 수 있다.
치료의 첫 단계는 약물보다 생활습관 교정이다. 하루 충분한 양의 물을 나눠 마시고, 의사와 상담해 염분 섭취를 다소 늘리는 것이 혈액량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실신 전조 증상인 어지럼증이나 식은땀이 느껴지면 곧바로 앉거나 눕고, 다리를 꼬거나 손을 맞잡아 힘을 주는 카운터프레셔 동작으로 혈압 저하를 막는 방법도 권장된다.

기립경사검사로 미주신경성 실신을 진단할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오래 서 있어야 하는 상황을 피하고, 무더운 장소나 사람이 붐비는 곳에서는 틈틈이 앉아 휴식을 취하는 것도 실신 예방에 도움이 된다. 하지의 정맥혈이 심장으로 원활히 돌아가도록 압박스타킹을 착용하거나 종아리 근육을 규칙적으로 움직여 주는 것도 보조적인 관리 방법으로 소개되고 있다.
생활습관 교정만으로 증상 조절이 어렵거나 실신이 잦아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고려한다. 베타차단제나 혈압을 올려주는 약물 등이 사용될 수 있으며, 어떤 약물을 선택할지는 환자의 나이와 동반 질환, 실신 빈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담당 의사가 결정한다. 임의로 약을 구해 복용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반복적인 실신으로 일상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에게는 기립경사훈련이 시도되기도 한다. 매일 일정 시간 벽에 기대어 서 있는 자세를 유지하며 자율신경계가 자세 변화에 점진적으로 적응하도록 훈련하는 방법으로, 꾸준히 실천하면 실신 재발 빈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다.
매우 드물게 심한 서맥이나 심정지에 가까운 반응이 반복적으로 확인되는 경우에는 인공심박동기 삽입을 고려하기도 한다. 다만 이는 약물이나 생활습관 교정으로 조절되지 않는 중증 사례에 한해 신중하게 결정되는 치료법으로, 대다수 환자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

꾸준한 기립경사훈련이 실신 재발을 줄일 수 있다 [그림=메디닉스DB]
실신 재발을 막으려면 평소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를 줄이고, 장시간 공복 상태를 피하며 규칙적인 수면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갑자기 일어서는 대신 앉았다 일어나는 동작을 천천히 나눠서 하는 습관도 자율신경계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특히 무더운 날씨나 환기가 안 되는 밀폐된 공간에서는 실신 위험이 커질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심장학회 등 관련 학회에서는 실신 전조 증상이 나타나면 무리하게 참지 말고 즉시 안전한 자세를 취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실신이 처음 발생했거나 두근거림과 가슴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 운동 중 실신했거나 가족 중 급사 병력이 있는 경우에는 단순 미주신경성 실신이 아닐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평소 물을 충분히 마시고 전조 증상에 빠르게 대응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재발을 줄이는 가장 기본적인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