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가 장난감을 입에 물고 씹는 행동은 자연스러운 놀이의 한 형태다. 특히 고무나 천으로 된 장난감을 앞발로 고정한 채 오랫동안 씹는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장난감 표면이 뜯기거나 일부 조각이 사라졌다면 단순한 놀이로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삼킨 조각이 위장관을 통과하지 못하면 장폐색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려견은 장난감을 먹기 위해 씹는 것이 아니더라도 놀이 과정에서 떨어진 작은 조각을 무심코 삼킬 수 있다. 천 조각과 솜, 고무, 플라스틱, 로프 실 등이 대표적이다. 크기가 작고 부드러운 물질은 대변으로 자연스럽게 배출되기도 하지만 크기와 모양, 삼킨 양에 따라 위나 장에 걸릴 수 있다.
장폐색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변화 가운데 하나는 구토다. 처음에는 사료나 간식을 먹은 뒤 한두 번 토하는 정도로 시작할 수 있지만 막힘이 심해지면 물을 마신 뒤에도 토할 수 있다. 평소 잘 먹던 강아지가 갑자기 사료를 거부하거나 밥그릇 앞에 가서 냄새만 맡고 돌아서는 모습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복통도 중요한 신호다. 강아지가 등을 둥글게 말고 웅크리거나 배를 만지는 것을 싫어하고, 평소보다 움직임이 줄어들 수 있다. 앞다리를 바닥으로 낮추고 엉덩이를 들어 올리는 이른바 기도 자세를 반복하거나 편안한 자세를 찾지 못해 계속 자리를 옮기는 모습도 소화기 통증에서 나타날 수 있다.
대변 상태도 살펴야 한다. 장이 완전히 막히지 않은 초기에는 변을 볼 수 있어 보호자가 안심하기 쉽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배변량이 줄고 힘을 주는데도 변이 잘 나오지 않거나 설사처럼 소량의 묽은 변만 나오는 경우가 있다. 따라서 대변을 봤다는 사실만으로 장폐색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다.
특히 끈과 실처럼 길게 늘어지는 물질은 더 위험할 수 있다. 로프 장난감의 실이나 천 조각이 장 안쪽에 걸리면 장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조직을 손상시킬 가능성이 있다. 입이나 항문에서 실이 보인다고 보호자가 잡아당기는 행동은 피해야 한다. 내부 장기에 손상을 줄 수 있어 즉시 동물병원에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다.
장난감의 크기는 반려견의 입보다 충분히 커야 한다. 입안에 통째로 들어갈 정도로 작은 공이나 고무 장난감은 놀이 중 그대로 삼킬 위험이 있다. 반대로 너무 딱딱한 장난감은 치아 파절 위험이 있으므로 단순히 튼튼한 제품만 찾기보다 반려견의 체격과 씹는 힘에 맞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장난감은 주기적으로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가장자리가 뜯어지고 균열이 생겼거나 작은 조각이 떨어져 나가기 시작했다면 아깝더라도 교체하는 것이 좋다. 봉제 장난감은 솔기가 벌어져 솜이 보이기 시작할 때 바로 치우고, 고무 제품은 표면에 깊은 이빨 자국과 찢어진 부분이 없는지 확인한다.
씹는 힘이 강한 강아지는 보호자가 지켜보는 상태에서 장난감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처음 제공하는 제품은 짧은 시간 동안 반응을 관찰하고 단순히 씹는지, 조각을 뜯어 먹으려 하는지를 살펴야 한다. 놀이가 끝난 뒤에는 장난감을 계속 방치하기보다 상태를 확인한 후 보관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미 장난감 조각을 삼킨 것이 확실하다면 구토를 유도하려고 소금이나 과산화수소 등을 임의로 먹이는 행동은 위험할 수 있다. 삼킨 물질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오히려 식도 손상이나 흡인 위험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장난감을 얼마나 삼켰는지 확인해 동물병원에 문의하는 것이 우선이다.
반복적인 구토와 심한 무기력, 복통, 식욕부진이 나타나거나 배가 눈에 띄게 팽창한다면 빠른 진료가 필요하다. 장폐색은 시간이 지나면서 장 조직의 혈류를 방해하고 손상을 일으킬 수 있어 치료가 늦어질수록 상태가 심각해질 수 있다.
강아지에게 장난감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본능적인 씹기 욕구를 충족시키는 좋은 도구다. 그러나 안전한 놀이를 위해서는 장난감의 종류보다 파손 상태를 꾸준히 확인하는 습관이 더 중요하다. 씹다가 떨어진 작은 조각 하나가 위장관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고, 손상된 장난감은 바로 교체하는 것이 반려견의 안전을 지키는 기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