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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운동이 우울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은 널리 퍼져 있지만, 실제로 어떤 운동이 얼마나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이 부족했다. 최근 국내 성인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연구에서 걷기와 같은 가벼운 운동만으로도 우울 증상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분석 결과가 나오면서, 일상 속 운동의 중요성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 사업에 참여한 40세부터 82세까지 성인 1만9000여 명을 대상으로 운동 습관과 우울 증상 위험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정한 기준을 충족해 운동을 지속한 집단은 전혀 운동을 하지 않은 집단에 비해 우울 증상 발생 위험이 유의미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운동을 걷기, 유산소 운동, 근력 운동, 스포츠 활동으로 나누어 비교했다. 산책이나 가벼운 보행 중심의 걷기 운동만 실천한 경우에도 우울 증상 위험은 약 20% 가까이 감소했다. 여기에 빠른 걷기나 달리기, 자전거, 수영과 같은 유산소 운동을 병행하면 감소 폭은 40% 이상으로 커졌다. 근력 운동 역시 비슷한 수준의 예방 효과를 보였으며, 규칙과 경쟁 요소가 포함된 스포츠 활동은 가장 높은 위험 감소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운동의 ‘종류’보다 ‘지속 기간’과 ‘시간’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주당 150분 이상 운동을 최소 1년 이상 꾸준히 유지한 경우에만 우울 증상 위험 감소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됐다. 이 기준을 충족한 스포츠 활동 참여자는 우울 증상 위험이 절반 이상 줄어들었고, 걷기 운동만 지속한 경우에도 위험도가 30% 이상 낮아졌다. 반면 운동을 시작했더라도 1년 미만으로 그친 경우에는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분석은 고강도 운동이 부담스러운 고령층이나 만성 질환을 가진 사람에게도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체력이나 환경상의 제약으로 격한 운동이 어려운 경우에도 규칙적인 걷기만으로 우울 증상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건이 허락한다면 유산소 운동이나 근력 운동, 생활체육 활동을 단계적으로 병행해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연구진은 운동을 정신 건강 관리의 보조 수단이 아닌, 일상적인 예방 전략으로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정한 운동법보다 중요한 것은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꾸준히 몸을 움직이는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몇 번, 짧은 시간이라도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것이 우울 증상 위험을 낮추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으로 제시됐다.